임상 3상서 세마글루티드 대비 4%p 높은 감량
혈당 유지·체중 감량 정체 감소 확인
비만보다 급여화 문턱 낮은 당뇨 시장 경쟁력 부각

노보 노디스크의 차세대 비만·당뇨 신약이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기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 계열 치료제보다 더 큰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정적인 혈당 조절을 입증했다. 비만 환자 임상에서의 부진을 딛고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높여 나아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4일 노보 노디스크가 공개한 카그리세마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임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 2700여 명을 대상으로 68주간 진행됐다. 카그리세마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량률은 14.2%로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투여군의 10.2%를 4%P 웃돌았다. 혈당 지표인 'HbA1c' 역시 비교군과 유사하거나 더 개선됐다.

노보 노디스크 차세대 비만약, 당뇨 환자서 GLP-1 한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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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의 체중 감량은 비만 환자보다 구조적으로 더 어렵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혈당이 개선될수록 소변으로 빠져나가던 포도당 손실이 줄어 에너지 보존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큰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 역시 비만 환자 임상에서는 20%를 넘는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당뇨 환자 임상에서는 10%대 초반에 그쳤다.

카그리세마는 GLP-1과 아밀린 호르몬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으로 혈당 안정성을 확보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동안 아밀린이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식후 혈당 급증을 방어하는 이중 구조다. 이러한 '협동 작업'은 단순히 혈당을 잡는 데 그치지 않고 뇌의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강력한 포만감 신호를 키운다. 이를 통해 당뇨 환자의 체중 감량 폭을 키우면서 안정적인 대사 조절을 유지할 수 있다.


카그리세마는 2024년 공개된 비만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평균 체중 감량률이 22.7%로 시장이 기대했던 25%대 감량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경쟁 약물인 마운자로를 웃도는 성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임상 결과 공개 직후 노보 노디스크이 주가는 급락했다. 비만 환자보다 체중 감량이 구조적으로 더 어려운 당뇨 환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한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카그리세마의 임상적·상업적 경쟁력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시장 안착 측면에서 당뇨 치료제 시장은 비만 치료제 시장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성장 잠재력은 비만 치료제 시장이 크지만 대다수 국가에서 비만 치료제는 여전히 높은 건강보험 급여 문턱에 가로막혀 환자 본인 부담이 크다. 만성질환인 당뇨 치료제는 이미 공고한 급여 체계가 구축돼 임상적 차별성만 입증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안정적인 처방 저변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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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적용 여부는 GLP-1 계열 치료제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헬스 포럼'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공적보험이 GLP-1 비만 치료제를 급여에 포함할 경우 향후 10년간 약제비 지출이 약 659억달러(약 95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보험 급여 확대가 곧 처방 확대와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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