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모집책도 다단계 사기 고의 인정”…렌밸캐피탈 무죄 뒤집었다
모집책, 출금 중단 알고도
원금보장 약속, 기망행위 인정
렌밸캐피탈,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 지급한 ‘돌려막기’ 구조
1·2심 “실체 몰랐을 가능성” 무죄
대법 “논리·경험칙 위반”
“유사수신업체로 인식할 수 있어”
사기 고의 판단 기준 강화
비트코인 투자회사를 내세운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렌밸캐피탈 사건에'서 중간 모집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총책이 아닌 모집책이라도 투자 구조와 자금 흐름을 통해 회사의 실체가 '돌려막기 구조'였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면 사기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모집책이었던) 피고인이 렌밸캐피탈이 수익 창출 구조 없이 하위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유사수신업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모집책은 2018년 상위 투자자의 소개로 렌밸캐피탈에 투자한 뒤, 대전 서구에 사무실을 마련해 피해자를 포함한 약 50명의 하위 투자자를 모은 사람이다. 그는 피해자에게 "10개월 뒤 상승한 가격 기준으로 원금을 정산해주고, 가격이 떨어져도 원금은 100% 보장된다"며 "상장 후 실생활 토큰을 지급하고, 다른 사람을 데려오면 소개 수당을 준다"고 설명해 총 4607만원을 송금받았다.
그러나 렌밸캐피탈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구조로 운영돼 왔다. 2018년 12월경부터는 홈페이지 운영 중단과 출금 정지로 사실상 지급 능력이 마비된 상태였다. 1·2심은 "피고인이 회사의 실체를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원금과 수익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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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 모집책이 수십 명의 투자자를 직접 모으고 그 투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해온 점에 주목했다. 또한 2018년 말부터 출금이 중단된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피해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계속해 원금 보장과 고수익 지급을 약속한 점을 들어 기망행위가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 자금 운용 방식, 출금 정지 상황 등을 종합하면 렌밸캐피탈이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되는 유사수신업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를 부정한 원심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단으로 사건은 대전지법에서 다시 심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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