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일감 축소 반발
운송거부·출차 저지 집회 벌여
경찰 “불법집회” 판단 뒤 해산명령
노조 “이유 안 고지” 반박
“집시법 제20조 사유 밝혀야 적법 해산명령”
화물차가 다니는 길(운송노선) 조정 문제를 놓고 벌어진 노동자들의 집회에서, 경찰이 해산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집시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운수노동자 3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집시법 위반 부분과 관련해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3명에 대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은 유지했다.
이 사건은 2021년 식품·식자재 유통업체의 신규 운송노선 조정 과정에서 비롯됐다. 회사가 노선을 새로 짜는 과정에서 노조 소속 운전기사들과 운수사 사이에서 운송구역 배분을 둘러싼 마찰이 생겼다. 노조는 "일감이 줄어들어 생계에 위협이 된다"며 회사 측에 노선 재조정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운전기사들은 2021년 9월 2일부터 운송거부에 돌입해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화물차 운행을 막는 등 단체행동을 이어갔다.
운송계약 해지와 손해배상 논란이 불거지자, 노조는 "운송거부를 풀 테니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이 노조 지역본부는 전면 배차거부를 지시했고, 몇몇 사업장 앞에서 출차 저지 집회를 계획했다. 원재료센터가 공장에 원재료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생산 차질이 생긴다는 점을 알고, 이를 압박 수단으로 삼기 위해 집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서에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한 뒤, 실제 집회를 진행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시행 중이었고, 50인 이상 집회가 금지돼 있었다. 그럼에도 약 70명이 모여 집회를 열자 경찰은 "불법집회"라며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에 노조 측은 "경찰이 왜 해산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단순히 해산하라고만 명령했을 뿐, 법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맞섰다.
1심은 "경찰의 해산명령 절차에 위법이 없다"며 단체행동을 한 3명에게 각각 ①징역 8개월, 집행유예 1년 ②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③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은 3명에 같은 양형을 선고했으나 집시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해산명령을 내릴 때는 집시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유를 알리지 않은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집시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나머지 업무방해·감염병예방법 위반은 유죄를 유지했다.
이에 검찰 측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피고인들은 형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집시법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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