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로 전락한 AI교과서 "신청률 2~3%로 급감할 것"
정부의 재정 지원 근거 사라져
5만원대 구독료, 10만원대로 인상 불가피
"사교육에서나 AI교육 콘텐츠 접하게 될 것"
AI디지털교과서(AIDT)의 지위가 '교과서'가 아닌 '교과자료'로 격하됨에 따라, 오는 2학기 AI교과서 신청률이 2~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 1학기 첫 시행부터 AI교과서는 '자율도입'이었기 때문에 교육자료가 된다고 해도 '학교장 재량'에 따라 활용하게 된다는 점에선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교육자료가 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어, AI교과서를 사용하려고 했던 일선 학교들은 구독료 부담이 커졌다. 당장 방학 전 '교과서'였을 때 AI교과서를 신청해놓은 학교에선 혼란이 예상된다.
5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AIDT 관련 협의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반영한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무자급에서 AI교과서 선정, 계약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기존 AI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계속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에 대한 지원방안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정부를 믿고 AI교과서를 개발해온 교육개발업체와 발행사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곧장 다음 학기부터 AI교과서 신청률이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는 "많아야 3%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과서일 때는 정부의 구독료 지원이 이뤄져 그나마 신청률이 32%였지만, 교과자료가 되면 지원마저 끊기는데 굳이 어느 학교가 제 돈 들여 쓰려고 하겠나"라고 한탄했다.
올해 도입된 AI교과서 76종의 구독료는 연간 5만~9만원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교육부 고시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 등을 합친 최저 가격은 5만2500원, 최고가는 9만500원이다. AI교과서의 법적 지위가 교과서일 때에는 교육부, 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이뤄졌지만, 교육자료가 되면 정부의 예산 지원 근거가 사라져 학교가 비용부담을 져야 한다. 기존 구독료도 부담이지만, 교육자료가 되면 구독 비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은 정부가 50%가량 지원해줬기 때문에 지금의 5만원대 구독료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교육자료가 되면 10만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선 사실상 AI교과서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들은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손해배상 소송 등을 진행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황근식 교과서발전위원장은 "AI교과서의 효과성이 나오기도 전에 '효과 없다'도 단정해버리고 폐기하는 것이 맞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AI교과서가 학력 격차를 심화한다는 여당 의원 지적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교과서이기 때문에 누구나 AI교육 콘텐츠를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인데 앞으로는 사교육시장에서나 AI교육 콘텐츠를 접하게 될 것"이라며 "이마저 결국 양극화되게 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