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 국제콘퍼런스 참석 사전트 뉴욕대 교수
과도한 재정지출 경계 "모든 국가 해당"
콘퍼런스 환영 만찬서 건배사 "예산은 제약적"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3일 한국은행을 찾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토마스 존 사전트 뉴욕대 교수가 "국가는 번 만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지출에 따른 정부의 재정적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전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일 차 BOK 국제콘퍼런스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새 정부가 들어설 한국의 재정정책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묻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으나 "개인이 매달 벌어들인 수입 안에서 지출을 해야 하듯, 국가도 마찬가지다. 번 만큼 써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곳에 해당하는 얘기"라며 평소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전트 교수는 지난 2일 열린 콘퍼런스 환영 만찬 중 건배사를 통해 "예산은 제약적"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2011년 '거시경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전트 교수는 2007년부터 한은 경제연구원 해외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각국의 재정적자가 야기하는 문제에 대해선 2~3일 양일간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 중에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세션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 재정의 약 80%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채의 실질 가치 하락으로 조달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기간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높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앙키 교수는 "대규모 재정정책 추진으로 부채가 급증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며 "초저금리 등으로 통화정책 수단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재정정책에 의존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이 투입된 건 실수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재정 지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사키 비지오 UCLA 교수는 정부 지출이 급증하면 인플레이션으로도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정부 지출이 늘어 미국 국채 가격이 내려가면 만기 때 채무를 연장하지 못하는 롤오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콘퍼런스 2일 차에도 이 같은 경고는 이어졌다. 프란시스 워녹 버지니아대 교수는 미국 국채 투자자 구성이 변화했다며 롤오버가 늘 거뜬할 것이란 인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미국 국채의 약 40%를 외국 정부가 보유했으나 현재는 미국과 해외 민간 투자자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며 "민간 투자자는 수익성 외에도 보유 유인이 있는 외국 정부와 다르다. 이들이 계속해서 미국 국채를 보유할 것이라는 특권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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