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후지레비오(Fujirebio)의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진단 테스트 '루미펄스(Lumipulse)'를 세계 최초로 승인함에 따라, 자사의 경구용 치료제 AR1001과 함께 글로벌 알츠하이머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FDA가 승인한 이번 기술은 혈장 속 '타우 단백질(pTau217)'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1-42)'의 비율을 측정해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찾아내는 검사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고비용 양전자 단층촬영(PET) 스캔이나 침습적인 뇌척수액(CSF)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특히 루미펄스는 시간당 120개 샘플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어 병원 및 연구기관에서의 활용도를 높였으며 실제 499명의 인지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91.7%의 양성 예측도(PPV), 97.3%의 음성 예측도(NPV)를 기록해 진단 정확성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아리바이오 측은 "단순한 진단 기술 승인을 넘어 향후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이 혈액 한 방울로 가능한 시대가 된다는 의미"라며 "콜레스테롤이나 당뇨처럼 대중적 스크리닝으로 자리잡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AR1001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승인 과정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후지레비오와 아리바이오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루미펄스 진단 평가에 사용된 혈액 및 뇌척수액 샘플 중 상당수가 AR1001 임상 참여자에서 확보된 것으로, 이는 아리바이오의 임상 설계와 데이터 품질이 FDA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진단과 치료를 함께 설계하며 빠르게 움직여온 아리바이오는 빅파마와 다른 전략으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후지레비오가 자사 신약개발 및 임상 인프라를 공식 채널로 선택한 점은 향후 진단과 치료가 통합되는 치매 시장에서 아리바이오의 입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아리바이오는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주요국에서 115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2026년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AR1001은 PDE5 억제제 계열의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신경세포 보호,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 억제, 뇌혈류 증가 등 다중 기전을 통해 질병 진행을 억제한다.
루미펄스처럼 조기 진단이 가능한 환경이 보편화되면 AR1001과 같은 조기 치료용 경구 제제의 수요는 더욱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복용 편의성과 차별화된 기전 구조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견인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루미펄스의 FDA 승인은 알츠하이머 진단과 치료 모두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정표"라며 "AR1001의 탄탄한 임상 데이터와 진단 기술 간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진단과 치료를 함께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단순한 제품 간 협업을 넘어 기술기반 신약개발 기업이 거대 제약사에 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아리바이오는 상장사 소룩스 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진단과 치료 양 축을 기반으로 한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