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000개 '바람 데이터' 모니터링…AI가 풍력발전 고장 사전에 막는다[풍력발전 독립의 길을 묻다]②
두산에너빌리티 제주 윈드파워센터
전국 풍력발전기 80개 관리
운영 이력 등 실시간 분석
문제조기발견·고장 최소화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9월 제주시 오라동에 윈드파워센터(WPC)의 문을 열었다. 윈드파워센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운영·유지보수(O&M) 계약을 맺은 전국의 모든 풍력발전기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하는 통합관제센터다.
베스타스, 지멘스가메사, GE리뉴어블 등 글로벌 풍력터빈 기업들은 모두 이 같은 통합관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처음이다. 제조 역량뿐 아니라 O&M 능력이 터빈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윈드파워센터는 의미가 크다.
윈드파워센터는 전국에 설치된 98기의 풍력발전기 중 계약을 맺은 11개 풍력단지의 발전기 80기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풍력발전기 운영 이력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고장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풍력발전기의 가동률과 이용률을 높이자는 취지다.
윈드파워센터에는 전국의 풍력발전기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숫자 데이터뿐 아니라 발전기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발전기 내외부의 현장 상황을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6일 만난 최인욱 윈드파워센터장은 "이곳에서는 실시간으로 2만4000개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인공지능(AI) 및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예측 유지보수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윈드파워센터에 쌓이는 데이터만 연간 24.9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기의 기어박스 오일 온도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것이 발견될 경우 현장에 알려 미리 필터를 교체하거나 오일을 보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최 센터장은 "만약 오일이 열화해 기어박스가 손상될 경우 10일 정도의 수리 기간이 걸린다"며 "부품 비용뿐 아니라 수리 기간에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윈드파워센터는 AI 시스템에 각 발전기의 정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킴으로써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풍속, 풍향 등 바람의 상태에 따라 발전기의 정상 진동 범위가 달라지는데 이를 AI를 통해 파악하는 식이다.
윈드파워센터와 같은 원격 통합관제시스템은 해상풍력이 대형화할수록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대형 풍력발전기는 해안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원거리에 설치되기 때문에 예측 진단 시스템이 중요해진다. 예방 정비가 가능하다면 수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
윈드파워센터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향후 풍력발전기 연구개발(R&D)의 중요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고장 패턴을 분석해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발전기를 고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윈드파워센터의 역할이 주목된다. 해외 터빈사들의 통합관제센터는 대부분 본사나 주요 해외 거점에 위치해 있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바람 데이터가 나라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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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들은 O&M을 위해 터빈 공급사와 데이터 제공에 대해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데이터가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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