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창원 풍력 공장 가보니
연간 30기 터빈 생산 능력 갖춰
풍력 분야 협력 업체 150개
'K풍력' 팀코리아 구성
국책과제 개발중 'K윈드'
10㎿ 해상풍력 터빈 프로젝트
국내 저풍속 환경 맞춤 모델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풍력 공장에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메인 프레임과 허브 등 주요 기자재가 조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풍력 공장에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메인 프레임과 허브 등 주요 기자재가 조립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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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남 창원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에 들어가니 안전 작업대 위에 올려진 거대한 풍력터빈 메인프레임 여러 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메인프레임에 발전기와 각종 전자 장치를 부착하고 허브를 결합하면 풍력발전기 시스템이 완성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래 화력발전소용 보일러 스팀 배관 공장이던 이곳을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맞춰 2023년 풍력발전기 공장으로 개조했다. 천장에는 150t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크레인을 설치했다. 남경민 두산에너빌리티 풍력 공장장은 "연간 약 30대의 풍력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며 "향후 설비를 확충하면 40대까지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력발전 설비를 만들던 공장이 이제 풍력터빈을 만드는 곳으로 바뀐 셈이다. 한국 중공업의 무게중심이 조금씩 옮아가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 한쪽에서는 국책 과제로 개발중인 10㎿ 해상풍력 터빈을 확인할 수 있었다. 'K윈드'라는 명칭으로 진행중인 10㎿급 터빈 개발 프로젝트에는 국산 기자재를 70% 이상 사용할 계획이다. ㎿당 20억원으로 공급 단가를 맞춰 유럽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주요 유럽계 터빈사의 단가는 ㎿당 25억~30억원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10㎿급 풍력터빈은 국내 저풍속 환경에 맞춘 모델이다. 평균 풍속 6.5m/s에서도 이용률 30% 이상 발전할 수 있다. 로터 직경 205m(블레이드 길이 100m), 전체 높이는 아파트 약 80층에 해당하는 230m에 달한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국제인증기관인 UL로부터 형식인증을 받았다. 국내 기업이 10㎿ 해상풍력 모델로 국제 인증을 받은 최초의 사례였다. 국제 인증은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이다. 이 터빈은 지난해 정부의 풍력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에서 선정된 한동평대해상풍력(100㎿), 다대포해상풍력(99㎿), 압해해상풍력(80㎿)에 설치될 예정이다.


창원 풍력 공장에서는 8㎿ 터빈 제작도 한창이었다. 이 제품은 전남 영광야월해상풍력단지에 처음으로 납품될 예정이라고 한다. 104㎿급 영광야월해상풍력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8㎿급 발전기 13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국산 8㎿급 터빈이 설치되는 첫 번째 사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야월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산 기자재 70% 사용 'K윈드'…유럽보다 경쟁력 높인다[풍력발전 독립의 길을 묻다]① 원본보기 아이콘

국책 과제로 개발중인 10㎿급 터빈은 8㎿급 터빈을 기반으로 발전 용량을 확대한 것이다. 여기에 국산 기자재 사용 비율도 기존 30%에서 70%로 늘렸다. 국내 풍력발전의 공급망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터빈에 들어가는 요·피치 드라이브는 우림피티에스, 요·피치 베어링은 신라정밀, 전력차단기는 인텍전기전자, 제어캐비닛은 엘에스케이(LSK)의 것을 사용한다. 블레이드는 휴먼컴퍼지트, 타워는 성현이 협력사로 참여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풍력 분야 협력업체는 약 150개에 이른다. 일종의 K풍력 팀코리아를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국산화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터빈과 블레이드를 연결하는 핵심 기자재인 허브는 중국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남경민 공장장은 "그동안 국내 수요가 없다 보니 국내에는 허브를 만드는 기업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웅 두산에너빌리티 풍력영업1팀장이 창원 풍력공장에서 생산중인 8MW 풍력 터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야월해상풍력에 설치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웅 두산에너빌리티 풍력영업1팀장이 창원 풍력공장에서 생산중인 8MW 풍력 터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제품은 야월해상풍력에 설치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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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기자재 기업들은 시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 다른 제품을 만들면서 풍력 부품도 같이 생산하고 있다. 풍력 기자재만 만들어서는 기업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풍력발전기용 타워 제조 기업인 동국에스앤씨(S&C)는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타워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아예 사업을 철수한 곳도 있다고 한다.


국내 풍력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시장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박지웅 두산에너빌리티 풍력영업1팀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협력업체들을 설득해가면서 겨우겨우 국산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계속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남겨진 과제는 대형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독일 지멘스가메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를 해결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3월 지멘스가메사와 신규 풍력 터빈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방문한 창원 공장에서는 지멘스가메사의 14㎿ 터빈 생산을 위한 지내력 보강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요 부품을 감싸고 있는 나셀과 허브를 최종 결합한 터빈부의 무게는 600t에 달해 기존 공장에서는 생산할 수 없다.


남 공장장은 "지멘스가메사 협력 공장은 10월에 완공돼 11월부터 조립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멘스가메사의 14㎿ 터빈 38기가 안마해상풍력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곳은 연간 72기의 지멘스가메사 풍력 터빈을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창원 공장에는 지멘스가메사 풍력 터빈의 기자재와 완성품을 보관할 부지도 새로 마련하고 있다. 자체 생산 공장과 지멘스가메스 조립 공장, 옥외 보관소 등을 합치면 총 5만2000평이 풍력 터빈 생산에 쓰이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단순히 지멘스가메사의 터빈을 조립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풍력 대형화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현재도 지멘스가메사 직원 수십 명이 창원에 상주하며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14㎿ 이상 대형 풍력발전기의 자체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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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팀장은 "현재 지멘스가메사 14㎿ 터빈의 부품은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으나 향후 두산에너빌리티가 직접 생산하게 될 경우에는 점차 국산 부품 사용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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