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종전 부진 신인왕 놓친 불운의 주인공
올해 개막전 생애 첫 우승 발군의 기량 과시
비거리 확보 체중 5kg, 스윙 스피드 늘리기
제네시스 대상 받고 PGA 투어 무대 도전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팬들을 열광시키는 선수가 되고 싶다." 2001년생 김백준의 포부다. 그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데뷔한 2년 차 선수다. 11월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40위에 그치며 신인왕을 아쉽게 놓쳤지만, 그로 인해 이름을 알렸다.
김백준은 1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엔 제가 부족해서 좋은 결실을 보지 못한 것이다. 후회는 없다"며 "우즈처럼 필요한 순간마다 결과를 만들어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백준은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나타냈다. 2019년 전국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21년에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한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국가대표가 된 2020년부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감정이다. 어느 순간 슬럼프가 왔고, 아무리 연습해도 평소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백준은 국가대표 시절 함께 활약했던 조우영, 장유빈이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마추어 신분으로 KPGA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 시기 그는 주변 조언에 따라 골프를 완전히 내려놓고 쉬었다.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오래 쉰 적은 없었다. 골프를 내려놓은 뒤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며 "골프와 일상을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김백준은 2023년 챌린지(2부) 투어를 거쳐 KPGA 정규 투어에 입성했다. 챌린지 투어 통합 포인트 4위로 자격을 얻었고, 정규 투어 첫 해인 지난해 18개 대회에 출전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SK텔레콤 오픈 공동 3위 등 두 차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전 직전까지 신인 포인트 1위를 달렸으나, 투어 챔피언십에서 송민혁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추월당했다. 그는 "누구를 탓할 필요는 없다"며 "(송)민혁이가 잘해서 신인왕을 차지했다"고 상대의 실력을 인정했다.
올해 김백준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2타 차 우승을 거두며 KPGA 투어 통산 25번째 출전 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10위,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2위 등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가며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백준은 아이언 샷이 강점이다. 그는 "7∼8번 아이언은 언제든지 홀에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미들 아이언 샷이 좋아지니 롱 아이언도 자신 있게 공격적으로 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이틀리스트 U505 2번 드라이빙 아이언(로프트 18도)을 사용한다. 220∼230m 거리가 남았을 때 주로 꺼내 든다.
비시즌에는 비거리 향상에 집중했다. 캐나다 출신 엘런 윌슨 스윙 코치와 함께 훈련했다. 이 코치는 배상문, 서요섭, 이상희 등도 지도한 바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부터 8년째다. 지난해 겨울엔 스페인에서 전지훈련도 소화했다.
그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체중도 평소 72㎏에서 77㎏까지 늘렸다"며 "드라이버 비거리는 평균 270m, 강하게 치면 285m까지 나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백준의 올해 목표는 제네시스 대상이다. 그는 "올해 3승을 목표로 세웠는데, 생각보다 일찍 첫 승을 거뒀다"며 "최근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최종전에 직행할 수 있다. 그는 "미국 진출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나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타이거 우즈다. 그는 "우즈는 플레이가 정말 멋지다. 필요한 순간마다 결과를 만들어내고, 세리머니도 대단하다"며 "팬들을 열광시키는 모습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우즈처럼 멋진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며 "골프도 잘 치면서 인간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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