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다이소 영양제'는 안된다는 구차한 변명…소비자가 선택해야 [시시비비]
지난 주말 3000원에 30일분 마그네슘 영양제를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이소 매장을 찾았다.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진열대에는 비타민C와 어린이용 영양제만 일부 남아있었을 뿐 대부분 텅 비어 있었다. 매진된 제품들 가운데 성분이 낯설거나 어떨 때 먹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들은 없었다. 대부분 대중에게 익숙한, 누구나 하루에 몇 알씩 입에 털어 넣던 늘 먹어왔던 영양제들이었다.
현대인들에게 영양제는 약과 식품 그 사이 어디쯤 위치한 건기식이라는 분류로 접근이 쉬워졌다. 약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식품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건기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잘 관리하고 가꾸기로 소문난 연예인들은 TV나 유튜브를 통해 하루에 영양제 수십 알씩 복용하는 것을 노하우로 공개한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이 많이 보는 아침 방송은 ‘건강=건기식’ 공식이 응용 제작된 콘텐츠들로 채워지고 있고, 동 시간대 다른 홈쇼핑 채널에서는 조금 전 타 방송에서 하얀 가운을 입은 전문가들이 좋다고 말했던 성분이 들어 있는 건기식을 몇 개월, 많게는 수십 개월분을 대량으로 판매한다. 칼슘, 비타민C, 오메가3 등에서 그쳤던 대중들의 영양제 관련 지식이 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글루타치온 등을 거치며 점점 풍부해지는 현실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4년 건기식 시장 및 소비자 결과 보고서를 보면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은 한 번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우리나라도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던 2000년대 ‘웰빙’ 열풍이 불면서 홍삼을 선두로 한 건기식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협회가 추정한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으로 2005년 1조2000억원에서 20년 새 5배로 커졌다. 약 70%가량이 인터넷몰에서 구입되고 있으며, 약국 구입 비율은 5%도 안 된다.
다이소가 3000원, 5000원에 판매하는 건기식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자 매출 타격을 우려한 약사들은 영양제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를 꺼내 들었다. 약국의 거센 반발에 제약사들이 움츠러들면서 다이소는 계획대로 건강식을 계속 팔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 이미 영양제에 익숙한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에서 수요가 폭발하는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기업 논리인데, 기존 사업자의 반발에 부딪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셈이다.
굳이 약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건기식 분류 제품들을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까지 꺼내 들며 특별취급 하려는 것은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는 기존 사업자의 압력으로 읽힐 수 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가격이 싸서 잘 팔린다는 이유로 문제 삼는 것은 구차한 변명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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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성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복용법 이해가 필요한 소비자는 약국에서 구매하면 될 일이다. 약국에서 조금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좋은 성분의 영양제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저렴하게 골라 가볍게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도 있다. 결국 소비자 선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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