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아이' 시리즈 출시
비연소 제품 중심으로 사업 전환 의지 피력
전체 매출의 3분의 2 이상 비연소 제품서 창출 계획
"이제 말보로는 박물관으로 보내겠습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신제품 공개와 함께 자사의 대표 연초 담배 브랜드 '말보로'의 종말을 예고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중심으로 담배 사업 전환 의지를 드러냈다.
'아이코스 일루마 아이' 출격…"최대 8분 일시정지"
한국필립모리스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아이(IQOS ILUMA i)' 시리즈를 공개했다. 회사 측은 '일루마 아이'라는 제품명은 혁신적인(innovative), 직관적인(intuitive), 지적인(intelligent), 창의적인(imaginative) 등 알파벳 '아이(i)'로 시작하는 다양한 단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며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사용자에게 한 차원 더 높은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필립모리스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로 선보인 아이코스 아이 시리즈는 세 가지 기능을 신규 기기의 특징으로 내세웠다. 가장 먼저 강조한 건 홀더의 터치스크린을 밀어 내리면 최대 8분간 기기 사용을 잠시 중단할 수 있는 '일시정지 모드'다. 터치스크린을 다시 위로 밀어 올리면 전용 타바코 스틱을 낭비하지 않고 사용을 재개할 수 있는데, 급한 전화 등으로 잠시 사용을 멈춰야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 패턴에 따라 일시정지 모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홀더 1회 충전만으로 최대 3회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홀더에 장착된 '터치스크린'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용자들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기기의 예열 상태, 잔여 사용 시간과 잔여 사용 횟수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아울러 '플렉스 퍼프' 기능도 추가됐다. 사용자들이 저마다 사용 패턴과 흡입 속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개개인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최대 6분간 4회까지 추가 흡입이 가능하다.
이번 신제품은 '아이코스 일루마 i 프라임'과 '아이코스 일루마 i' 두 가지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아이코스 일루마 i 프라임은 알루미늄 바디에 정교해진 랩 커버 디자인이 특징인 최상위 모델로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아이코스 일루마 i는 아이코스 고유의 디자인에 편리함을 더한 기본형 제품으로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두 제품 모두 기존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와 동일하게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이 적용돼 담배를 내부에서부터 균일하게 가열해 일관된 경험이 가능하고, 사용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아 기기를 청소할 필요가 없다.
이번 아이코스 일루마 i 시리즈는 오는 13일부터 전국 아이코스 공식 판매처 및 편의점, 아이코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된다. 이에 앞서 오는 7일부터는 전국 9개 아이코스 직영 매장 및 아이코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전 구매가 시작된다. 아이코스 일루마 i 프라임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2만9000원이며, 아이코스 일루마 i는 8만9000원이다.
신무기 장착한 필립모리스…선두 탈환할까
이번 신제품 출시로 시장의 관심은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확보하고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로 쏠리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7년 아이코스 출시 이후 약 5년간 국내 전자담배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2년 1분기 '릴 솔리드 2.0' 등을 앞세운 KT&G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넘겨줬고, 현재까지 2위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KT&G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약 46% 수준이고, 한국필립모리스의 점유율은 약 45%로 추정된다. 1~2위의 격차가 1% 내외로 안팎으로 박빙인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필립모리스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전체 담배 시장 중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HTU)의 국내 점유율은 8.0%로 전년 동기(7.0%)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내며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앞서 선두를 빼앗긴 2022년 10월, 3년 만에 선보인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출시하며 반격에 나선 이후 2023년에는 '아이코스 일루마 원' 등 기기 보급 확대에 집중했고, 지난해에는 전용스틱인 '테리아'의 포트폴리오를 대폭 늘리며 관련 제품군을 총 18종까지 확대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당장의 점유율 경쟁보다는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연초 담배시장은 축소되는 가운데 전자담배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윤희경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중요하다"면서도 "전략적 측면에서 비연소 제품 시장의 성장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인 흡연자 5명 중 1명은 비연소 대안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역으로 흡연자 5명 중 4명은 여전히 일반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고 짚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6억1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궐련형 담배 판매량은 30억갑으로 2.8%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도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소매 판매 시장 규모는 3조5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고,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 슬로건 아래 비연소 제품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명확히 했다. 바실리스 가젤리스 PMI 동아시아, 호주 및 글로벌 면세사업부 총괄 사장은 "필립모리스는 2030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것"이라며 "전체 제품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비연소 제품에서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PMI는 작년 3분기 기준 비연소 제품의 순매출 비중이 전체 순매출의 38%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 역시 "아이코스를 포함한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제품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92개국에서 3600만명이 넘는 성인 흡연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이들이 일반담배로부터 벗어나도록 돕고 있다"며 "PMI는 연구·개발(R&D) 지출의 99%를 비연소 제품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혁신적인 비연소 제품 개발과 과학적 입증, 상용화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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