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의 실시간 변화를 통해 스트레스에 따른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생체 영상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기계공학과 유홍기 교수 연구팀과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 교수 연구팀이 심장박동에 따른 혈관의 움직임을 보상해 혈관 내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 내 영상획득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초점 가변 렌즈를 생체 내 광학 현미경에 도입해 동맥의 움직임을 추정, 이를 현미경의 초점 평면과 동기화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법으로 공동연구팀은 동맥의 움직임에 따른 이미지 간 상관계수(이미지 간 유사성을 나타내는 통계적 지표)를 4배 높이고, 시간 해상도(단위 시간당 촬영 가능한 이미지 수)를 57% 향상해 혈관 내 면역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다.
특히 동맥의 움직임에 따른 영상 왜곡을 줄여 초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놓치는 영상 없이 혈관 안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면역세포를 실시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연구팀은 이 기술을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실험군 쥐와 대조군 쥐의 경동맥에서 생체 내 영상을 확보하는 데 적용해 동맥경화 병변의 진행 정도를 세포 수준의 해상도에서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의 경동맥에서는 골수 세포의 침윤이 대조군보다 6.09배 증가했고, 추적 영상에서는 골수 세포가 2.45배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또 조직학적 분석으로 스트레스가 동맥경화반의 크기와 염증을 증가시키고, 섬유성 막을 얇게 만들어 경화반의 불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KAIST 유홍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접촉 방법으로 동맥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공동연구팀은 생체 내 영상획득 기술로 실험동물의 높은 생존율을 보장해 만성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을 종단 연구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은 우수한 시간 해상도로 스트레스가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세포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한다”며 “앞으로 스트레스 관련 심혈관 질환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기계공학과 장민석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동맥경화, 혈전, 혈관 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 지난해 10월 1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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