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대 장·노년층 병력 '눈길'
'5060 군 경계병 법안' 검토하기도
참신한 생각 VS 병역의 불공정성 대립
시니어 아미(Senior Army)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민간 군사훈련 단체의 이름이다. 회원 500명으로 시작해 가입자가 2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주 연령층은 50~70대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입에 성별과 나이 제약은 없다. 최고령 가입자는 무려 98세, 최연소 가입자는 38세다. 회원의 5%는 여성이라고 한다.
병력자원 부족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문제다. 전쟁 국가 미국도 병력 부족이 고민이다. 모병 대상 인구의 감소로 미 의회가 여성을 징집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가결 처리한 국방수권법안(NDAA)과 관련해 "의회는 의무 징병을 여성까지 확대하고, 징집 대상자를 자동 등록하게 하는 등 징병제 갱신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같은 달 19일 보도했다.
미국은 모병제지만, 18~25세 남성은 징집 대상자로 의무 등록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 병력 충원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의회가 여성 징병을 고려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군에 자원하는 인력이 줄어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초저출산 국가인 한국은 병력 자원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60만 대군 한국군은 옛말이다. 60만명 선은 2018년 무너졌다. 이후 2019년 56만2600명, 2020년 54만4600명, 2021년 53만 4800명, 2022년 50만700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결국 50만명마저 깨졌다. 지난해 기준 상비 병력은 47만7500명이다. 최근 5년 새 15.1% 감소했다. 북한군 120만의 40%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방부는 2022년 12월 발표한 '2023∼2027 국방중기계획'에서 2027년까지 상비 병력의 정원을 50만명으로 유지할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병력 50만명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관호 연구위원은 "현재 병역 제도를 유지할 경우 연말 병력은 향후 10년간 평균 47만명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병력 충원이 어려워지자 복무기간 연장과 모병제 전환, 여성 징병제 도입 등 여러 해법이 제기됐다. 모두 민감한 주제라서 특성상 논의가 진전되기 쉽지 않았다.
50·60세대에게 부대 경계와 군 행정·취사·청소 등 전투 지원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9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5060 군 경계병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성 위원장은 "군에 갔다 온 50·60, 혹은 40대 중 건강하고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계약직 군무원이나 민간의 아웃소싱 같은 형태로 우리 군을 백업할 수 있다. 그리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 아미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긍정적인 반응에는 의욕이 충만하고 국가관이 투철한 젊은 노인들을 국방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점에서 참신한 생각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병역의 불공정성을 제기하기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정부가 기대는 건 또 남성뿐이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남성은 나이 들어서도 군 복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탄한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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