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이 세 가지를 중점에 두고 개발했죠. 비대면 혁신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요."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 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한 케이뱅크의 이준범 중소기업금융(SME) 상품개발TF 매니저, 여운중 SME여신팀 매니저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월 출시한 케이뱅크의 개인 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은 최대 10억원까지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450조원에 이르는 개인 사업자 대출 시장은 인터넷은행의 새 먹거리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다. 하지만 연체율 관리가 까다롭고, 사업자 대출 특성상 절차가 복잡해 100% 비대면으로 구현하기 어려워 인터넷은행들이 군침을 흘리면서도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앞서 2020년 금융권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한 경험이 있어, 이 노하우가 이번 상품개발로 이어졌다. 이 매니저는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사업자에 적용시켜 설계했다"며 "이 상품 출시를 위해 사업자등록증 내 업종정보를 로직화하고, 매출신고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신고한 업종과 매출 정보가 일치하는지 이 AI 시스템이 고객이 제출한 서류와 자동으로 비교해 검증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편법대출' 우려도 불식했다. 대출이 실행되기 전 고객이 제출한 계약서, 사업자등록증으로 업종 및 대출금의 사용처에 대해 파악한 후, 대출 실행 후에도 사업자 통장으로 한정해 대출금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의류도매업을 하고 있는 고객이 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자체설계한 AI 로직에서 걸러지기 때문이다.
개인 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 기획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건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다. 서류제출의 번거로움을 최대한 없앴고, 어려운 대출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최초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빠르면 하루 만에 이뤄지기도 한다.
여 매니저는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창구에 찾아가는 것부터 해서 제출해야 할 서류도 많은데, 이 모든 걸 비대면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혁신적'이라는 고객들의 피드백이 올 때 정말 뿌듯하죠"라고 말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신청건수가 700~1000건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동산담보대출 포함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은 최근 후순위대출로 확장했다. 앞으로는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오피스텔 등으로 담보물건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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