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털겠다" 공언 당일 기업회생 신청
티몬·위메프 선에서 끊고 큐텐 살리기 가능성
구영배 30일 오후 국회 현안질의 출석 예정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겪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일차적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 채무가 동결되면 판매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나올 수 있어서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사재를 털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한 당일 기업회생 신청 카드를 꺼낸 것을 두고 애당초 문제 해결보다 모기업인 큐텐은 살리고 티몬과 위메프 선에서 꼬리를 자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티메프 '기습' 기업회생 신청…구영배 꼬리자르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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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오후 2시 국회 정무위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함께 출석한다. 구 대표가 국회에 나오면 이번 사태가 벌어진 뒤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이다.


구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의 긴급 유동성 확보를 위해 큐텐 보유 해외 자금 유입과 큐텐 지분의 처분 및 담보 제공을 통한 신규 자금 유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회생이 결정되면 이 약속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회생 개시로 모든 채무 상환이 중단되고 결국 채무 일부를 탕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티몬과 위메프 대표자에게 경영책임을 묻게 되지만, 대주주인 큐텐에까지 채임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법원이 티몬과 위메프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파산을 선고하면 큐텐은 그대로 남고 두 회사만 정리된다. 구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에만 문제를 남겨두고 대주주인 큐텐으로 불씨가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입장문 발표 뒤 기업회생 신청을 선택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회생 분야 전문가인 채혜선 변호사는 "법원은 기업회생을 신청한 기업의 대표자 심문을 진행하는데, 대주주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 과정에서 밝혀야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위메프·티몬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위메프 본사에는 피해를 본 사업자 등이 나와 빈 사무실을 모여 있다.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 밝혔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위메프·티몬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위메프 본사에는 피해를 본 사업자 등이 나와 빈 사무실을 모여 있다.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 밝혔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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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는 법원이 회생제도 내에서 운영 중인 새로운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프로그램)을 신청해 강제 회생절차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구조조정 펀드를 통한 자금조달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큐텐 지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 등 구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난관이 예상된다. 구 대표는 큐텐 지분 42.8%와 산하 물류기업 큐익스프레스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 큐텐은 적자가 쌓여 누적 결손금이 2021년 말 기준 4304억원에 달한다. 큐텐 지분을 내주는 방식으로 국내 e커머스 플랫폼을 사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때 시장에선 가치를 인정받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매각이나 담보 대출 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티몬과 위메프 기업회생 신청으로 판매자들은 더욱 애가 타게 됐다. 기업회생에 들어가 채무 상환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 거래 대금 역시 채무로 취급돼 정산이 중단된다. 구 대표와 큐텐이 이번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채권자인 판매자의 몫이 된다. 채 변호사는 "법원에서 파악했을 때 조사가 필요하다면 그 부분은 문제 제기가 될 것"이라며 "채권자는 의견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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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을 티몬과 위메프 사태 책임에서 떼어놓으려는 구 대표의 구상과 달리, 업계에선 실제 모든 문제의 원인이 큐텐이라고 본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한 뒤 개발과 재무 기능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에 모았다. 그런 뒤 판매 건수 목표량을 내려보내 ‘역마진’에 이르는 판매 경쟁에 내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커머스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 등이 모인 상공인연합회는 "피해를 본 소상공인은 판매대금을 언제, 얼마나 정산받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다. 무엇보다 미정산에 따른 피해를 감당하기 힘든 영세기업은 연쇄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판매대금 지급을 위해 약속한 사재 출연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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