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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다이어리] 月400만원 벌던 청년이 농촌으로 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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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던 시절에는 월수입이 1만~2만위안(약 190만~380만원) 정도였어요. 지금은 그에 못 미쳐요. 하지만 성취감이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 등을 생각하면 만족감이 훨씬 더 높죠.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최근 맞은 휴가 기간 다녀온 중국 광저우시 쩡청구의 한 농장 앞에서 만난 스물아홉의 청년 천하이첸. 공무원이 되거나 대도시 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과는 달리 조부로부터 이어져 온 가업, 리치 농사에 뛰어든 그의 이력은 귀를 솔깃하게 했다. 국가통계국의 공식 통계는 14.2%(5월 기준), 비공식 통계로는 40%를 웃돈다는 청년실업률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천씨와 같이 귀농해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을 중국에서는 '신농민(新農民)'이라고 한다.

중국 광저우시 쩡청구에 위치한 한 리치 농가에서 리치와 관련 제품들을 전시해두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중국 광저우시 쩡청구에 위치한 한 리치 농가에서 리치와 관련 제품들을 전시해두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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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주인공과 같은 목가적인 삶과 낭만을 꿈꾸며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집안 어른들이 오랜 시간 생업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 일이 고되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는 과수원에서 재배하는 품종의 경쟁력(셴진펑·仙進奉, 리치 가운데 가장 고가의 품종)과 생방송 판매를 통한 영업 확대 등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살펴 결정한 일이라고 했다. 국가적으로 '농업 대국'을 자처하는 중국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적지 않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화웨이와 같은 대기업이 5G 기술로 즈보(直播·생방송)를 지원한다. 취업시장에 머리를 들이밀어 무한경쟁의 장에서 고군분투하기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나하나 일궈나가는 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2월 현지 매체인 중국청년보와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가 3153명의 '신직업' 청년을 대상으로 '신직업 취업 상황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신직업이란 급성장하는 중국의 디지털 경제 속에서 관련 플랫폼을 통해 취업과 창업에 종사하는 청년층을 말한다. 조사 대상자의 80%는 생방송 플랫폼을 통해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직종으로는 제품 개발자와 생방송 전자상거래 운영, 데이터 분석, 비디오 편집, 제품 코디네이터 등이 꼽혔다. 범위를 넓힌다면 천씨와 같이 부모 세대의 가업을 이어받아 농촌으로 돌아간 신농민까지 포괄할 수 있을 듯하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가 지난해 실시한 '현대 청년들이 취업 시 주목하는 점' 조사에 따르면 1만명의 응답자 가운데 61.6%가 인터넷 방송을 신흥 직업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공무원으로의 취업을 선택한 경우는 38.4%에 그쳤다. 중국 공연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중국의 온라인 방송 스트리머 수는 1억5000만명을 웃돈다.

이러한 풍경은 5G, 온라인 플랫폼 개발, 드론 농업 등 빠른 기술 발전과 e커머스의 성행이 빚어낸 결과다. 여기에 청년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라는 악재가 맞물려 예기치 않게 급성장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 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중국 청년들이 저성장의 늪 앞에 선 중국을 견인해 나가길 기대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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