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부산고검장 사의 표명…檢 고위급 인사 임박

한석리 울산지검장·박종근 광주지검장도 사의 표명

일선 고검장과 검사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노정연 대구고검장(57·사법연수원 25기)은 1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 저의 삶의 일부분이었던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검찰 최초의 여성 고검장인 그는 "검찰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제가 처음 검찰의 일원이 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시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검찰에 여러 가지 큰 권한들이 있지만 가장 큰 힘은 ‘결정권’이라는 생각"이라고 적었다.

최경규 부산고검장(61·25기)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옛말에 ‘청렴하지 않으면 못 받는 것이 없고, 부끄러움을 모르면 못 할 짓이 없다. 그래서 글을 가르치기 전에 부끄러움을 아는 것부터 가르쳤다’는 말이 있다"며 "요즘이 부끄러움을 갖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주형 서울고검장(57·25기)도 이날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석리 울산지검장(55·28기)과 박종근 광주지검장(56·28기)도 이날 사의를 밝혔다. 한 지검장은 이프로스에 "떠나면서 보니 저와 일체가 되어버린 ‘검찰’을 제게서 떼어내는 아픔보다는 검찰이 국민들의 성원을 한껏 받지 못한 데서 오는 상실감이 더 큰 것 같다"며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와 성원을 가득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지검장은 "아무런 성과 없이 무거운 짐만 남겨두고 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취임하면서 검사장 인사를 내지 않았고, 최근 대통령실 민정수석 비서관을 신설하면서 검찰 인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인사를 앞두고 일부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이 사의 표명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