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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총선 앞두고 물가잡기…긴장의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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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인하 요구에 밀가루 업체 반응
설탕·식용유 등도 가격 인하 요구
이들 원료로 쓰는 제조사에 추가 압박 수순

정부가 다음달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전방위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원맥 가격 인하 추세를 반영해 밀가루 가격을 내렸고, 유통 매장에선 최근 논란이 된 '애플레이션(사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대규모 과일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설탕과 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들 원료를 쓰는 식품 제조사들도 가격 인하 압박에 직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 매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할인 지원 사과를 살피며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 매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할인 지원 사과를 살피며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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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CJ제일제당 삼양사 ,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 업체 3곳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설탕 판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 설탕 제조·판매 업체들이 이른바 '짬짜미'로 가격을 올렸다는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 상황을 점검하면서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며 "과도한 가격 인상, 담합 같은 불공정 행위로 폭리를 취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이뤄진 조치다.


정부는 설탕과 밀가루, 식용유 등의 품목에 대해 원재료 가격이 내렸다는 점을 근거로 가격 인하를 압박해 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2022년 고점 대비 절반가량 하락했지만 밀가루·식용유 등 식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짚었다.


가장 먼저 반응한 쪽은 밀가루 업계다. 전날 CJ제일제당이 중력밀가루 1㎏, 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등 소비자 판매용 제품 3종 가격을 다음달 1일부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인하율은 대형마트 정상가격 기준으로 제품별 3.2~10% 수준이고 평균 인하율은 6.6%다. 부침용 밀가루와 중력밀가루는 일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전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판매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양사와 대한제분 등 다른 업체들도 소비자 판매용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내리기 위해 인하 시점과 인하율 등 세부사항을 검토 중이다.

향후 정부가 밀가루나 설탕 등의 가격 인하를 명분 삼아 라면이나 제과·제빵 등 이들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를 상대로 추가로 가격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정부와 소비자단체에서 라면과 과자, 빵 등 완성품의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는데, 당시 제조사들은 '원재료 가격이 그대로여서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면서 "이 점을 고려해 올해는 원재료 업체부터 인하를 요구한 뒤 제조사들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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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기업들은 지난해에도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로 치솟으면서 정부의 고강도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주요 제품 가격을 내렸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일부 식품기업들이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둔 점을 근거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도 가격 오름폭이 큰 과일값 안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홈플러스는 사과를 비롯해 가격이 치솟은 주요 품목을 선정해 '물가 폭등 상품만 사이다 특가'로 내놓는다. 이마트는 지난 8~14일 봄 딸기와 햇참외를 싸게 팔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농산물 할인(농할) 쿠폰'을 통해 사과, 배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쿠팡은 과일 900t을 매입해 오는 24일까지 로켓프레시를 통해 사과, 딸기, 토마토 등 과일 7종을 할인 판매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5일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원), 할인 지원(450억원) 등에 1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가격이 폭등한 사과 수급의 안정화를 위해 이를 정부 비축 대상 품목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했다가 필요할 때 비축분을 시장에 방출해 가격 안정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연일 물가잡기 행보를 이어가면서 사과와 배 소매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9일 기준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4만1486원으로 전날보다 0.2% 내렸다.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도 2만3725원으로 전날보다 1.8% 하락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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