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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유럽도 인정, '기본설계 연계 EPC 수주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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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뉴 챌린지] 현대엔지니어링
4조원 규모 PKN 올레핀 확장공사 EPC 사업 수주
국내 건설사가 EU 회원국서 수주한 역대 최대규모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 성공이 밑거름으로

플랜트 산업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유럽이 국내 ‘플랜트 강자’ 현대엔지니어링을 인정했다.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이 뒷받침돼야만 하는 수조 원대의 대규모 화공 플랜트 프로젝트를 연이어 현대엔지니어링에 맡긴 것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설사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수주한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사업 수주를 계속 갱신하는 등 유럽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유럽·미국 등 선진 엔지니어링과 경합해 수주 성공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현장 전경.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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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120㎞ 떨어진 중부 마조프셰(Mazovia)주 푸오츠크(Plock) 지역. 이곳에는 연간 74만t의 에틸렌(Ethylene)을 생산하는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에틸렌은 원유를 정제해 나오는 나프타(Naphtha)를 분해한 것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합성고무 등 다양한 석유화학 물질의 원료로 사용돼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6월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영정유기업 PKN 올렌(PKN Orlen)이 발주한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수주하며 참여하게 됐다.

국내 건설사가 EU 회원국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수주금액이 약 29억유로(약 4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기본설계 연계 EPC 수주 전략’의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그 동안 유럽 및 미국의 선진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주축이었던 기본설계(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 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그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은 스페인 업체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컨소시엄을 이루고 경쟁 입찰 과정에서 각자의 FEED 방식을 제안하는 듀얼 피드(Dual FEED)의 최종 계약자로 선정됐다. 이후 EPC 본 계약 입찰에서도 발주처로부터 기본설계 및 사업수행 역량을 인정받아 경쟁 컨소시엄사를 제치고 듀얼 피드 & EPC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듀얼 피드 & EPC 입찰은 가장 적합한 사업자(라이센서)를 선정하는 사업방식으로 기본설계 경험과 프로젝트 수행 역량, 고도의 설계 역량을 요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미국 라이센서인 KBR사와의 오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축적한 FEED 기술력과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사업 수행과정에는 큰 어려움이 따랐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위기를 잘 극복했다.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수주 후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사업에 또 다른 불확실성이 생긴 것이다. 특히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으로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프로젝트 참여사 중에는 포기 의사를 표출하는 곳도 나왔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유가·원자재가·인건비 등의 상승과 기자재 공급망 붕괴에 따른 사업 예산 초과 그리고 공사 기간 지연 등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발주처와 1년 6개월 동안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의 사업비와 공사 기간을 추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유럽 화공플랜트 시장 첫 진출
최대 중량물 ‘C3 Splitter’ 설치 사진.[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최대 중량물 ‘C3 Splitter’ 설치 사진.[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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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의 PKN 올레핀 확장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수주는 2019년 폴란드 역대 최대 석유화학 플랜트였던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 수주가 밑거름됐다.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는 폴란드 최대 민간 석유화학 기업인 아조티(Azoty) 그룹이 발주한 사업으로 연간 40만t의 폴리프로필렌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유럽 건설 시장에서 교량, 터널 등의 토목 분야와 자동차, 이차전지 소재, 타이어, 전자 기업의 공장이나 업무용 건물 건설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는 데 머물렀다.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는 플랜트 분야 선진 기업들이 즐비한 유럽에서 대형 화공플랜트 수주로 첫 진출을 일궈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 수주는 우리나라 플랜트 산업에 큰 전환점으로도 인식된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는 2018년 출범 후 제1호 투자사업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국내 건설사의 진출을 지원했다. 그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설계·시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종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해외건설 팀 코리아’의 역량을 입증한 대표적 사례가 됐다.

콧대 높은 유럽도 인정, '기본설계 연계 EPC 수주전략' 통했다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에서는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와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의 기술력과 수행역량에 대한 평가가 한 단계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았던 유럽 지역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폴란드 정부 및 주요 발주처와 현대엔지니어링 간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지난 6월 초도 생산에 돌입하며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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