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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용어]'묻지마 범죄'아닌 '이상동기 범죄'라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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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기 범죄(異常動機犯罪)'는 동기가 뚜렷하지 않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동기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벌이는 폭력적 범죄를 말한다.


흔히 '묻지마 범죄'란 용어로 언론 등에서 널리 쓰면서 굳어진 용어를, 경찰이 지난해 1월부터 '이상동기 범죄'라는 영어로 명칭을 확정하고 통계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범죄 예방을 위한 CCTV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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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는 사건의 전형적인 특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경찰 통계로도 분류되지 않았고 학계에서도 진지한 분석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정신질환자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는 결론을 내리자, 다양한 범죄를 사회 구조적 문제를 배제하고 '묻지마 살인'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됐다.


안상원 세명대 교수는 <한국범죄정보연구>에 발표한 논문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고찰 및 성향 분석'을 통해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는 자칫 범죄의 동기가 전혀 없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일으키는 개인적 성향이 문제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범죄의 동기와 원인을 오해하게 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와 최낙범 서울대 교수 등은 <한국심리학회지:법>에 발표한 논문 '묻지마 범죄의 특성과 유형: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에서 "개인적으로는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대인관계에 실패를 계속한 나머지 판단력과 도덕적 판단을 상실하거나 자신에게 닥친 실패를 사회 전체의 탓으로 돌리고 피해자를 비인격화 하여 자신의 폭력 행위를 정당화 한다"면서 묻지마 범죄에 대한 분류·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월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동기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담화문 발표를 마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월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동기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담화문 발표를 마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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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찰은 2022년 1월부터 통계조차 없던 묻지마 범죄를 '이상동기 범죄'라고 명명하고, 관련 범죄분석과 통계수집, 대응책 마련 등을 본격화했다.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을 이상동기 범죄 관련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강력수사·여성청소년수사·생활질서과 등이 참여해 피의자 신병처리 절차와 피해자 보호 등에 대한 대책을 공유·점검하고 있다.

또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의 사건구분에 '이상동기 범죄' 확인란을 만들고, 담당 수사관이 심사를 의뢰하면 범죄분석관이 대상자의 정신질환 이력과 가·피해자 관계 등을 분석해 최종적으로 '이상동기 범죄'를 확정해 통계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는 묻지마 범죄가 아닌, '이상동기 범죄'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한다. 지난 8월23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하철역과 도심 번화가 등에서 흉악 범죄가 잇따르자 "치안활동을 강화하겠다"면서 발표한 담화문에서도 '이상동기 범죄'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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