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징역,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상고 못 해"

이틀 사이 중년 남녀를 연달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재찬(54·남)도 이날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도살인, 특수절도,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재찬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1년 12월14일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권재찬.

2021년 12월14일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권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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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강도살인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해 "피고인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 있어서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심히 가볍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고이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83조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1호) ▲판결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2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3호) 등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이 상고할 수 있는 사유들을 열거하면서 4호에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를 들고 있다.


권재찬은 살인 혐의로 15년을 복역하고 출소한지 3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4일 인천 미추홀구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하고, A씨의 다이아몬드 반지와 금목걸이, 현금 등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권재찬은 직장 동료 B씨를 끌어들여 사건 당일 A씨의 체크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이튿날 A씨의 시신을 땅에 묻자는 구실로 B씨를 인천 중구 을왕리 근처 야산으로 유인한 뒤 둔기로 때려 살해한 후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았다.


권재찬은 도박 빚 때문에 9000만원이 넘는 채무를 지게 되면서 채권자들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를 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다가 도박장에서 만난 A씨를 타깃으로 삼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강도살인 등 혐의 유죄를 인정, 사형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권재찬이 사전에 피해자들에 대한 살인까지 계획하고 준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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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로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이 분명한 경우에만 선고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기획했음은 인정되지만 나아가 살인까지 기획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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