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기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했던 유럽 명품주들이 고전하고 있다. 업황 기대감에 큰 폭으로 뛰었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해 말 수준까지 밀렸다.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인 중국의 내수 침체 영향으로 명품주들의 부진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스위스 증시에 상장된 명품그룹 리치몬트의 주가는 전장대비 5.22% 급락한 117.00스위스프랑에 장을 마쳤다. 리치몬트 주가는 올 들어 고점(155.65달러) 대비 25% 가까이 빠지며, 올해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리치몬트의 현 주가는 지난해 12월 116.80스위스프랑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667억1300만스위스프랑(약 99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명품기업 루이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도 내리막이다. 이날 LVMH는 전장대비 3.64% 밀린 731.50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증시의 대표 지수인 CAC40 지수는 올 들어 12% 올랐는데, LVMH 주가 상승률(8%)은 이에 못 미쳤다. 주가 하락에 시총은 3683억3100만유로(약 526조4000억원)로 급감했다. 주가 하락세가 거듭하면서 유럽 시총 1위 자리도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 내줬다. 달러 기준 유럽 기업 최초로 시총 5000억달러 고지를 밟았던 LVMH 시총은 현재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자산도 급감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7월 중순 최고치(2120억달러)에서 1772억달러(이날 종가 기준)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명품 소비국인 중국의 내수 침체가 이들 명품주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올 초만 해도 리오프닝(경제 재개)으로 중국 큰손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중국 소비자들의 미뤄왔던 소비력이 치솟으면서 명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유럽 쇼핑여행도 재개되면서 명품주들의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거시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중국마저 부동산발 경기 침체로 수요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는 부진 흐름을 이어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명품 기업들이 올리는 매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번지면서 명품주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AD

리치몬트 그룹 회장의 잿빛 전망도 투심을 끌어내리고 있다. 리치몬트 그룹의 요한 루퍼트 회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명품 수요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0년간의 호황기는 끝이 났다. 앞으로 1~2년 안에 판매 정상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시간은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