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전략 잦은변화로 기술개발 더뎌"
애플 '비전 프로' 보며 내부서 좌절감
2월 새로 팀 꾸려 다시 한번 사업 추진

구글이 증강현실(AR) 글래스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관련 제품과 서비스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래스 기술 개발에 10년 가까이 공을 들여왔지만,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제품은 내놓지 못한 구글은 혼합현실(MR)과 AR 헤드셋을 속속 출시하는 메타플랫폼과 애플에 뒤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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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복수의 구글 내·외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AR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담당자와 회사의 전략이 자주 바뀌면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애플이 '비전 프로'를 선보이자 구글 내부에서는 좌절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그동안 글래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다.구글은 최근까지 AR 글래스 프로젝트인 '아이리스(Iris)'를 진행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월 팀을 해체하기 전까지 수년간 자체 기술을 개발,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하고 디스플레이까지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2020년 1억8000만달러(약 2410억원)를 투입, 스마트 글래스를 제작하던 스타트업 '노스'를 인수해 기존에 구글 내부에서 진행하던 기술 개발에 노스의 기술력을 반영하고 인재도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프로젝트에 참가한 직원들은 아이리스와 관련한 지시가 계속해서 바뀌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경알 부분을 일반 투명 안경처럼 개발하다가 선글라스로 전환하고 다시 기존 버전으로 바꾸라고 하는 식이다. 또 이미지를 볼 때 컬러로 확인이 가능하게끔 할지, 흑백으로 보게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6개월에 한 번씩 큰 전환점이 있었다"며 "그들(경영진)이 이(개발 중인 제품)를 보고 '우리는 약간 다른 제품을 원해'라고 말하곤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AR 장치와 관련해 삼성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지난해 애플이 헤드셋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 경영진 사이에는 불안감이 커졌다고 한다. 그즈음 삼성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MR·AR 헤드셋 개발에 관심을 보였고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참여하는 일명 프로젝트 코드명 '무한(Moohan)'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구글은 파트너사인 삼성 측으로부터 협력 중인 제품 외에 구글 내에서 AR 장치를 개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요구를 전달받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구글이 삼성과 협력하면서 동시에 별도로 AR 글래스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으면 경쟁이 불가피해 나온 요구였던 것이다. 구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그렇게 되면 결국 삼성이 제품 개발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구글이 개발한 스마트안경 '구글 글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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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글래스 사업을 해왔던 구글은 10년이 넘는 기간에 수차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한번 글래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경영진이 아이리스 프로젝트가 무산됐어도 여전히 글래스를 개발하는 것이 향후 사업상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이리스 담당 팀이 해체된 한 달 뒤인 지난 2월 구글 내부에서는 새로운 팀을 구성해 아이리스에서 만들어왔던 소프트웨어를 재작업하는 '코드명 베티(Bett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진은 올해 안에 이 글래스 개발에 파트너를 확보하고 싶다고 직원들에게 밝혔고, 현재 유력 파트너로는 삼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렇게 개발 중인 제품이 최소 2025년까지는 시장에 출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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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글래스라는 하드웨어 장치를 만들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견해다. 지난달 구글의 AR·MR 개발 총괄직을 내려놓은 마크 루코프스키 수석 이사는 퇴사 이유로 "AR 담당 경영진의 변화와 구글의 불안정한 약속과 비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하드웨어와 관련한 구글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제품 일관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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