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출근길, 중부는 퇴근길 걱정
"정부 권고조치 기업엔 영향력 ↓"

"대중교통 마비나 건물, 차량 침수 등 작년 침수사태로 인한 피해가 떠올라 퇴근 시간대에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이런 날에는 기업에서도 직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서울에서 근무하는 33세 박모씨)


한반도를 관통하는 제6호 태풍 '카눈'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지만 'K직장인'들은 궂은 날씨에도 출근길에 나섰다. 일단 출근한 서울·경기권 직장인들은 오후 상륙이 예정돼있는 태풍에 퇴근길이 막막한 심정이다.

10일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라온 'K직장인' 출근길.[이미지출처=엑스]

10일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라온 'K직장인' 출근길.[이미지출처=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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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구 트위터)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태풍 카눈'과 함께 'K직장인', '조기퇴근' 등이 함께 올라와있었다. 'K직장인'을 검색해보면 물에 잠긴 출근길 사진과 함께 'K직장인은 물을 뚫고 출근한다', 'K직장인의 비애' 등 태풍 상황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인증사진이 곳곳에서 올라왔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제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함에 따라 상륙 시간과 이동 경로를 고려해 재난 대응 관련 업무 종사자를 제외한 근무자에 대해 출퇴근 시간 조정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K직장인'들은 현실적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경남 거제로 상륙한 태풍 카눈으로 출퇴근 시간 경상권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고 센 바람이 불었지만, 남부지방 직장인들은 어김없이 비바람을 뚫고 출근했다. 경남 창원에 사는 안모씨(27·여)는 "출근길에 집 앞 도로가 침수된 것을 봤다"며 "차로 출퇴근을 하는데 앞도 잘 보이지 않고 물 웅덩이와 미끄러운 길 때문에 너무 위험했다"고 토로했다. 안씨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출근을 하긴 했다"며 "출근시간을 조금만 늦췄더라면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10일  여의도의 한직장인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10일 여의도의 한직장인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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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직장인들은 다가올 퇴근시간이 걱정이다. 수도권으로 태풍이 북상하며 퇴근시간대 강한 비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 강남권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28·남)는 "지난해에도 퇴근시간에 홍수에 물난리가 한번 나서 퇴근시간이 늦어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회사 재택근무 권장 지침이 공식적으로 내려온 게 아니고 조직 책임자의 의지에 따라 출근이 결정돼 일부 팀만 집에서 일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황모씨(27·여) 역시 "출근시간은 태풍이 오는 시간대가 아녀서 괜찮았는데 퇴근하다가 날아오는 물건이나 가게 간판에 맞을까 봐 무섭고 걱정된다"며 "이런 날은 나라에서 휴무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이 태풍대비를 위해 출입통제를 시작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이 태풍대비를 위해 출입통제를 시작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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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 정책이 일반 기업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박모씨(33·남)는 "태풍 피해 이동 경로를 감안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라는 권고가 있다고 하는데 이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며 "진정으로 태풍 피해를 우려했다면 확실하게 재택근무 시행 등 적극적인 행정도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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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재난 관련 지침을 내릴 때 기업들이 이를 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출퇴근 때 사고가 나면 기업의 책임이 될 수 있다"며 "권고 지침을 내릴 때 이 부분을 잘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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