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일·음준 군 여성 피해자 지혈 도와
"살려야겠다,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뿐"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 플라자 백화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벌어진 가운데, 무차별 공격이 이뤄지는 중에도 피해자를 도운 10대가 있었다. 윤도일(18) 군과 음준(19) 군이 그 주인공이다.

"이제 손 떼도 돼요" 들을때까지 버텼다…서현역 피해자 지혈한 '10대 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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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군은 이날 오후 6시께 음 군과 함께 서현역 인근을 지나다가 사건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윤 군은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며 뛰어가고, 유니폼 입은 종업원까지 도망치는 상황이 보였다"고 말했다.


서현동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해자들의 지혈을 도운 윤도일(18) 군. [이미지제공=윤도일 군]

서현동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해자들의 지혈을 도운 윤도일(18) 군. [이미지제공=윤도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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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순 싸움인 줄 알고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광장으로 향했으나, 그의 눈앞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젊은 남녀가 나타났다. 그는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에 피해자 중 훨씬 정도가 심해 보이는 여성을 30분 정도 지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군은 "여성은 흰색 바지가 피로 다 젖어 있었고, 남성도 스스로 지혈하고 있었다. 여성분 몸이 아주 차가웠다"며 "제 손으로 피해자들의 상처 부위를 세게 눌러서 30분간 지혈했다. 구급대원들이 오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지혈뿐이었다"고 밝혔다.


또 "처음에는 주변에 (피해자 외에) 아무도 없었고, 지혈하는데 상처에서 피가 너무 많이 나와서 무서웠다"면서도 계속 피해자의 곁을 지켰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 묻지마 흉기 난동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 묻지마 흉기 난동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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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음 군은 흉기 난동범이 다시 돌아오는지 살피고 있었다고 한다. 음 군은 "도일이가 지혈하는 동안 범인이 다시 오는지 살폈다"며 "흉기를 든 남성이 2층에 갔다가 다시 1층 쪽으로 돌아오는 듯했고, 경찰이 그 남성을 쫓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응급 처치 도중 피해 여성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자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윤 군은 "부모님에게서 계속 전화가 오기에 '지금 따님이 서현역 광장에 쓰러져 계셔서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제 손을 떼도 된다"고 말한 뒤에야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 어머니가 도착하고, 모녀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윤 군은 "피 흘리고 쓰러져 있길래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 칼에 찔려 있는 모습을 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피해자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꼭 무탈하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일 저녁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던 성남시 서현역 현장. 4일 이른 아침 한 시민이 현장을 지나 출근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3일 저녁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던 성남시 서현역 현장. 4일 이른 아침 한 시민이 현장을 지나 출근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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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분께 분당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모닝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차를 몰던 남성은 이후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피의자는 2001년생 배달업 종사자 최 모 씨로 파악됐다.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최 씨는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 살인하려 해서 범행을 벌였다”고 말했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피해망상 등 정신적 질환에 따른 범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오늘 중 피의자를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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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범행으로 시민 14명(흉기 9명·자동차 충격 5명)이 다쳤고, 2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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