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나홀로 역주행'에…日 엔화, 유로화 대비 15년래 최저
BOJ 통화완화 지속
美·유럽은 추가 금리인상 무게
"달러당 145엔대 가면 BOJ 정책 수정"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화 대비로는 15년 만에 최저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통화완화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매파적 동결'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이 엔화를 매도하며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0.7% 하락해 달러당 141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로화 대비로는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는 이날 오전 유로당 152엔대에 거래돼 2008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위스 프랑당 엔화는 156엔으로 1979년 12월 이후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일본 정부는 즉각 구두개입에 나섰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시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긴축 기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3월부터 10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던 Fed는 전날 첫 동결에 나섰지만, 연내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0.5%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적 동결'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날 8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BOJ는 다음날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나홀로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장에선 내년 하반기는 돼야 BOJ가 통화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의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 유로화를 사 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엔저가 일본의 수출 제조기업에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하루미 다구치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관광 수요로 내수 기업은 엔화 약세에 대한 저항력이 개선됐지만 제조업계는 아니다"라며 "(경기침체에 따른) 해외 수요 둔화로 엔저 효과가 거의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방어 조치에 돌입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한 외신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28명 중 15명(24%)은 엔화가 달러당 145엔대로 떨어지면 BOJ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명(43%)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시점을 달러당 150엔대로 예상했다. 앞서 엔화 가치가 지난해 달러당 146엔대로 떨어지자 일본 금융당국은 달러를 팔고 엔화를 매입,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특히 응답자 9명(31%)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5엔대로 내릴 경우 BOJ가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외신은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거나 엔저로 국내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계의 구매력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정책 입안자들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7% 내린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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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의 로드리고 카트릴 애널리스트는 "(달러당) 141엔대가 지속되면 142엔대 돌파의 문이 빠르게 열릴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개입해도 엔화 약세를 저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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