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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하한가 판박이…장기간 서서히 주가 올린 종목 적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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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주가 조작 혐의 종목 선정 기준 확대
‘장기간 서서히 상승’ 같은 신종 주가 조작 유형 포착 어려워
“실적과 관계없이 장기간 서서히 오른 유형 등도 반영해야”

SG발 하한가 판박이…장기간 서서히 주가 올린 종목 적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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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조작 의혹이 있는 동일산업 · 동일금속 · 만호제강 · 대한방직 · 방림 등 상장사 5곳이 14일 의문의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공통점이 없는 5개 종목이 동시에 하한가를 쳤고, 이들 주가가 장기간 꾸준히 올랐다는 점에서 '라덕연 게이트' 관련 8개 종목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라덕연 일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었다. 특히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 포착 기간을 단기에서 장기(1년 이상)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을 제대로 실행하기도 전에 두 달여 만에 비슷한 사태가 또 발생했다. 현재 시장감시 시스템으로 호재 없이 장기간 서서히 주가를 올리는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 종목 하한가 사태 관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강모 소장이 운영자인 포털의 한 주식투자 카페.

5개 종목 하한가 사태 관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강모 소장이 운영자인 포털의 한 주식투자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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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종목인 방림·동일산업·만호제강·대한방직과 코스닥 종목인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간대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최근 3년간 뚜렷한 호재나 실적 개선이 없었는 데도,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 라덕연 주가 폭락 사태 때처럼 공통 매도 창구가 없다는 점에서 차액결제거래(CFD)의 허점을 노린 시세조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KB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 등 다양한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을 추천한 네이버의 한 주식투자 카페가 연루돼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카페 운영자인 강모 소장은 몇몇 매체와의 통화에서 행동주의를 위해 우호 지분을 모으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강모 소장이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공범들과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 · 삼양통상 ·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대상으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의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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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이번 5개 하한가 종목에 대해 15일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 등 3개 종목은 투자주의 종목(소수계좌 거래 집중)으로 지정했다. 이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12조 '시장감시와 관련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시장감시규정 제12조에 따르면 시장 감시의 과정에서 거래 상황의 급변 또는 풍문 등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거래 상황 급변과 관련한 사실 여부 조회, 매매거래 정지, 매매계약 체결 방법의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가 무더기 하한가 발생 당일 재빨리 거래정지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금융당국과 논의한 시장감시 시스템 개편의 일환이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장기간 시세조종을 하는 불공정거래 유형에 대응하도록 혐의 종목 선정 기준을 100일 이하의 단기에서 1년 이상 장기간으로 확대하겠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또 각기 다른 개인 계좌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유사한 패턴이 감지되면 동일 집단임을 알아낼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고도 했다.


시세조종 혐의 종목을 장기간 감시하는 것은 법 개정 사항 아니라서 내규로 명시해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통정매매 등 불공정거래 행위 감시는 전보다 강화됐다. 주주운동을 하는 한 투자자는 장외시장(KOTC)에서 보유하고 있던 A 종목을 1만주 매도했다. 며칠 후 다른 사람이 1만주를 매수했고, 주주운동을 하는 투자자가 1만주를 추가로 매수하자 불공정거래 행위를 경고하는 팝업창이 떴다.


다만 불공정거래 행위가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는 현재 상황에서 이를 사전에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실적 등 정성적인 기준 아래 거래량 등 매매거래 데이터상 튀는 종목을 대상으로 감리에 들어간다. 라덕연 게이트의 경우 제보 덕분에 조사에 착수한 특이 케이스다. 이번 하한가 5개 종목처럼 서서히 3년 이상 주가가 오르는 경우는 데이터상 이상 기류를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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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급등한 배터리 종목에 대한 감시 이야기는 없고, 장기간 서서히 주가가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감시하거나 제재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법을 지키며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 전문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까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주가 조작 혐의 종목 선정 기준과 범위를 정치(精緻)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단순히 코스피 상승률의 3~5배 상승 종목을 경고하기 어렵다"라며 "최근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종목들이 가치주 성격을 띄고 있어 사전 경고 시스템에서 실적과 관계없이 장기간 서서히 주가가 상승한 유형도 반영할 수 있도록 강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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