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장을 위해 '불법 장기매매'를 알선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아시아경제 2022년 11월8일자 '[서초동 법썰]"아들취업과 1억원"…건설사 회장에 간 기증 약속한 母' 기사 참조


'회장님 간 기증' 브로커 역할 직원, 2심서 집유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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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는 장기이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53·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문 브로커가 아니고 친구 아버지를 위해 범행을 하게 됐다고 거듭 주장하는 박씨가 10개월간 구금 생활을 통해 반성의 시간을 가진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

앞서 박씨는 국내 모 건설사 사장인 친구로부터 "대가를 지불할테니 (회장인)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할 사람을 찾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지난해 2월 박씨의 지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A씨(52·여)는 자신이 기증자로 나설 수 있을지 물었다. 이후 '아들의 취업'과 '현금 1억원' 등 대가가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A씨는 약 한달 뒤 박씨의 안내에 따라 회장의 며느리 행세를 하며 '친족으로서' 장기를 기증하려는 것처럼 연기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승인도 받은 A씨는 이식 수술을 할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이 틀어졌다. 수술일정이 늦춰지는 과정에서 의료진에 정체가 들통났고, 수술 자체가 취소됐다. 회장은 몇 달 뒤 세상을 떠났다.


박씨와 A씨는 함께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A씨는 1심 법정에서 "항공사에 다니는 아들이 코로나19로 재택을 하던 상황에서 엄마인 내가 법을 모르고 욕심을 냈다"고 털어놨다. 반면 A씨에게 줄 돈을 포함해 총 1억5000만원을 받기로 사장과 약속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씨는 "재산상 이익을 받기로 한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A씨에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박씨에게 "음주운전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이면서 자중하지 않고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기매매가 약속에 그쳤으며, 실제 금전적 이익이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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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심 판결을 받아들였고, 박씨는 항소했다. 형량이 줄어든 박씨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2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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