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 반대… "선택적 심문, 형평성 논란 야기"
대검, 전국 66개 검찰청 의견 수렴… 반대입장 법무부 제출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유례 찾을 수 없어… 수사 어렵게 만들어"
검찰이 대법원이 추진 중인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와 관련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법무부에 제출했다.
대검찰청은 7일 전국 66개 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해 대법원이 입법 예고한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에 관한 검찰의 최종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에 대한 법원의 대면심리제도에 대해 수사가 지연될 우려가 상당하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법무부에 보낸 의견서에 "주요 선진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제도로서 수사 상황이 피의자에게 실시간으로 노출될 염려가 있고 별도의 심문 절차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수사가 지연될 우려가 상당하다"며 "대면심리제도를 법률이 아닌 대법원 규칙으로 도입하는 것은 형사절차를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상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권력자와 재벌 등의 부패사건에 대해서만 심문이 이뤄지게 될 가능성이 있고, 선택적 심문으로 인해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검찰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방법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검찰은 "전자정보에 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색어 등 탐색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범죄수사를 지극히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며 "압수 대상인 파일명에 은어나 오·탈자가 있는 경우, 이미지나 동영상 또는 PDF 파일의 경우에는 사전에 설정한 검색어로 검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넷 방문기록, 구글 타임라인 등의 경우에도 검색어나 확장자 등으로만 검색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검색어 제한 등을 통해 전자정보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피의사실과 관련이 있는 증거의 확보를 어렵게 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워지고, 범죄대응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찰은 압수수색영장 집행과 관련해 피의자 등의 참여권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검찰은 "피의자, 변호인 또는 피압수자에게 압수수색 참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개정안은 압수물을 보관·관리하는 대상자가 아닌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성범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에 피의자를 참여하게 한다면 피의자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내용을 모두 알게 돼 증거가 노출되고 그에 따라 증거인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 우려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3일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은 기존에 없던 제58조의2(압수·수색의 심리) 조항을 신설해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나 변호인 등을 심문할 수 있는 사전심문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입법예고 했다.
신설된 제58조의2(압수·수색의 심리) 1항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 심문기일을 정해 압수수색 요건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조 2항은 ‘검사는 제1항에 따른 심문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칙 개정안 내용이 공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법원은 조문상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해 "규칙 개정안에 심문 대상으로 적시돼 있는 ‘압수수색 요건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통상 수사기관이나 제보자가 될 것이고, 피의자와 변호인은 수사 밀행성을 고려할 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심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규칙 개정안은 제107조(압수·수색·검증영장청구서의 기재사항) 1항에 2의2호를 신설해 휴대전화 등 전자정보와 관련된 압수수색영장 청구서에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를 기재하도록 했다.
제107조(압수·수색·검증영장청구서의 기재사항) 1항은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위한 영장의 청구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는 조항이다. 신설된 2의2호는 ‘다음 각 목의 사항(압수대상이 전자정보인 경우만 해당한다)’며 가목에서 ‘전자정보가 저장된 정보저장매체등’, 나목에서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 검색대상기간 등 집행계획’을 영장청구서 기재 사항에 포함시켰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법원행정처는 이달 14일까지 개정 규칙안에 대한 의견을 받겠다고 공고한 상태다. 법원행정처는 개정 규칙안 부칙에 오는 6월1일부터 해당 규칙을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