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청춘의 조각들…영화 '소울메이트'
7년 차 집사 민용근 감독이 영화 '소울메이트'에 고양이를 출연시킨 이유를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장소에서 만난 민 감독은 "새끼 고양이를 비롯해 총 3마리가 영화에 출연했다"며 고양이가 인간에게 위안이 되는 존재라는 점을 은유했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소울메이트'에는 고양이 마루가 등장한다. 극 중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온 초등학생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전소니 분)은 '엄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엄마로 등장한 고양이 마루는 미소와 하은의 유년 시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가족으로 함께한다.
민 감독은 "7살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표정이 없다. 아무 말 없이 집사를 오래 바라보는데, 그게 위안이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좋지 않아서 풀 죽어 있을 땐 고양이가 다가오지 않고 멀리서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다가와서 머리로 한번 쓱 치고 가는데 그게 위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속 미소와 하은이 만난 시간이 15년인데 고양이한테 일생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말없이 지켜봐 주는 존재로 고양이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엄마'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장면에 대해서는 "다소 엉뚱하지만, 엄마의 사랑에 결핍을 지닌 미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고양이를 통해 미소와 하은의 관계를 투영했다. 민 감독은 "우정을 과시하거나 성급하게 내세우지 않는 관계, 조용하고 은근하지만, 힘이 센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를 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조언을 받곤 하는데, 그런 모습들로 누군가 판단하지 말고 오랜 세월 조용히, 정확하게 바라봐 주는 게 관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계의 본질에 관해 설명했다.
최근 동물 촬영은 지양하는 분위기지만, 영화에 꼭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민 감독은 고양이 촬영을 위해 촬영 수칙을 만들었다. ‘갑자기 다가오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다가와 주세요’, ‘저에게는 첫인상이 제일 중요해요. 다짜고짜 손을 내밀지 말고, 저의 귀나 코 근처를 봐주세요’, ‘이제 저랑 몇 번 얼굴을 마주쳤다면, 제 눈높이에서 저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등 안전을 우선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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