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 도입이 늘어난 지역일수록 근로자 산업재해가 줄고, 주관적으로 판단한 건강 상태도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7일 BOK 경제연구 '로봇 도입이 산업재해와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는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나타내는 로봇 밀집도가 932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 세계 평균은 126대에 불과하다.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면 무거운 물체를 운반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해 근로자의 근골격계 위험을 낮추고 용접 공정, 위험 물질 처리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산업용 로봇 설치, 수리, 준비, 점검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재해를 당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은은 2010~2019년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보상보험 통계와 국제로봇협회의 산업용 로봇 도입 자료 등을 분석해 실제 로봇 도입이 근로자의 건강과 산업재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로봇 도입이 많이 늘어난 지역에서 여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산업재해 발생 건수 감소가 발견됐다.
로봇노출도(근로자 1000명당 로봇대수)가 1표준편차(9.95대) 증가했을 때 근로자 100명당 재해근로자 수가 8% 감소했다. 특히 장해급여(-16.9%)에서 재해근로자 감소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로봇이 노동집약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근로자 중 육체 직무 종사자 비중이 감소한 것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로봇노출도가 1표준편차 증가했을 때 지역의 육체 직무 종사자 비중이 0.36%포인트 감소했고, 이는 평균(44.1%) 대비 0.8% 수준이었다.
또 로봇 도입이 많이 증가한 지역에서 근로자의 주관적 건강상태 개선이 발견됐고, 로봇이 많이 도입되는 근로환경에서 일하는 저학력(고졸 이하) 근로자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있다.
한은은 "산업재해 감소, 근로자의 건강 개선 등 산업용 로봇의 긍정적 효과를 새롭게 발견했다"며 "추후 기술 도입 관련 정책 수립 시 이러한 편익을 고려하고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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