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투어 생활 한국과 일본서 은퇴 경기
일본 최종전 눈물, 팬들과 추억 쌓기 행복
미래에 대한 고민 "다양한 모습 보여주겠다"

"세계는 넓습니다. 후배들도 도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베테랑 윤채영의 당부다. 한국과 일본에서 17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한 뒤 필드를 떠나는 시점이다. 윤채영은 2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한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정말 오랜 시간 선수 생활을 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금도 체력만 된다면 미국에도 진출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후배들도 더 큰 무대를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윤채영은 "후배들이 더 큰 무대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선배의 바람을 전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윤채영은 "후배들이 더 큰 무대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는 선배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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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무려 11년 연속 시드를 유지했다. 매년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일관성을 자랑했다. 2014년 7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선 ‘159전 160기’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당시 ‘골프여제’ 박인비를 이겨 의미를 더했다. 그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떠올렸다.


윤채영은 2017년 JLPGA투어에 입성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뛰었다. 우승은 없었지만 159경기에 등판해 4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총 24회 ‘톱 10’에 진입했다. 그는 "일본에 가지 않았다면 일찍 그만뒀을 수도 있었다"며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윤채영이 일본 진출을 결심한 이유는 2016년 클럽 후원사인 야마하골프의 초청으로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 등판한 이후다. 당시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렸다. 최종 4라운드를 앞두고는 우승자가 부상으로 받는 피아노, 보트 등에서 미리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윤채영은 최종일 이지희, 신지애와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했다. 아쉽게 이븐파에 그쳐 공동 3위로 밀렸다. 그는 "이 대회를 통해 나도 일본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윤채영은 4차까지 이어진 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를 거쳐 일본 무대에 입성했다.

윤채영은 지난해 11월 다이오 페이퍼 엘르에어 레이디스 오픈을 잊을 수 없다. JLPGA투어에서 뛴 마지막 대회다. 내년 시드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줬던 일본 팬들이 모두 모였다. 윤채영은 자신의 사진을 넣은 케이크와 ‘채영 고마워’라는 문구를 담은 크리스털 접시를 선물로 받았다. 그는 "함께 밥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나중엔 엄마와 같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윤채영은 올해까지 선수 생활을 한 뒤 은퇴할 생각이었다. 시드를 유지할 자신도 있었다. 지난해는 3월 대회를 건너뛰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어를 소화했다. 그는 "지난해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 감이 나쁘지 않았고, 샷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며 "스코어 메이킹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흔들렸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시드를 잃고 말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윤채영은 만약 시드를 유지했다면, 올해는 부모님을 모시고 은퇴 투어를 할 계획이었다. 그는 "대회장 주변 맛집과 온천도 돌아다닐 생각이었다"며 "은퇴가 1년 앞당겨지면서 효도 투어를 하지 못한 것이 조금 속상하다"고 했다.


윤채영은 한국과 일본에서 은퇴 경기를 갖는다. 다음 달 30일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리는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일본 골프 팬에게 인사한다. 이후 4월 27일 K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플레이를 펼친다. 두 대회 메인 스폰서는 윤채영의 후원사다.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여동생 윤성아가 캐디로 나선다. 윤성아는 KLPGA투어 정회원 출신으로 드림(2부)투어에서 뛰었다. 그는 "일본 대회 때는 동생이 가방을 메기로 했다"며 "마지막 대회니까 언니와 꼭 함께하고 싶다고 원했다"고 설명했다.


최나연과 김다나, 윤채영, 김하늘(왼쪽부터)이 스티커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윤채영]

최나연과 김다나, 윤채영, 김하늘(왼쪽부터)이 스티커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윤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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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클럽을 잡지도 않았다. 최나연, 김하늘, 김다나 등과 함께 정선과 곤지암에 있는 스키장을 다녀왔다. 그는 "이렇게 오래 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은퇴 경기에서 공이 잘 맞을까 걱정도 된다"고 배시시 웃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용인에서 체력을 키우고, 여동생이 레슨을 하고 있는 리베라CC에서 샷 연습도 할 예정이다.


윤채영의 골프 사랑은 더욱 진해졌다. 그는 "아마 시드가 있었다면 지금도 골프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대회를 뛰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좋았고, 만족도도 높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에서 배운 것도 많다. 인간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며 "내가 있던 세상은 좁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골프가 정말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윤채영은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골프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 처음 외국으로 건너갈 때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1~2년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체력과 외국어는 기본이다. 새로운 투어에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며 "성적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패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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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영은 제2의 인생을 구상 중이다. 레슨과 방송, 유튜버 활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래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는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려하고 있다"며 "많은 분을 만나면서 조언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윤채영은 "나연이, 하늘이와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자고도 했다"며 "더 멋진 윤채영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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