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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美공장 투자에 내부 불만 확대…고비용·문화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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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용 대만의 10배…효율성 의구심 커져
협력업체·인력 관리 어려움…美 지원이 관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40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가운데 높은 비용에 인력 관리까지 각종 어려움을 겪으며 내부에서 적절한 투자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우려에도 TSMC가 기반을 잡은 애리조나를 중심으로 미국 주 정부는 반도체 기업 유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번 주 중 반도체지원법 세부 요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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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MC를 괴롭히는 두 가지 이슈…"美 투자 말도 안 돼"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TSMC 직원 10여명을 인용해 사내에 미국 공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가 미 투자를 결정한 이유가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함이었는데 오히려 이 결정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직원들이 언급한 첫 번째 문제는 막대한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다. TSMC는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미국 공장 건설비가 인건비,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대만에서 짓는 것보다 최소 4배는 더 들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TSMC는 이 투자가 올해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순 있지만 아직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원자재, 장비, 부품 등을 제공하는 협력업체가 필요한데 이들도 높은 비용을 함께 감당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피닉스 인근에 3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짓고 있는 석유 화학 업체 창춘 애리조나의 캘빈 수 사장은 자재 공급 부족과 미 당국 허가 절차 준비 등으로 인해 투자 비용이 대만의 10배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만 엔지니어링 업체인 CTCI도 애리조나 공장 건설 비용이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류더인 TSMC 회장(오른쪽),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류더인 TSMC 회장(오른쪽),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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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커크랜드캐피털의 커크 양 회장은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TSMC의 미국 투자는 말이 안 된다"면서 "지금까지 피닉스 프로젝트(TSMC의 애리조나 투자)는 TSMC나 대만에 거의 이익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만의 문화 차이에 따른 인력 관리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시간 근무에 주말 교대 근무까지 해온 대만에서 주로 사업을 해온 TSMC의 입장에서는 이에 격하게 반발하는 미국 직원들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엔지니어를 교육했던 TSMC 직원들은 업무를 할 때 대만 직원은 업무수행 방식을 정하면 군소리 없이 따르지만, 미국 직원은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며 이에 문제를 제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에 있는 한 TSMC 엔지니어는 여러 업무가 몰렸을 때 미국 직원은 새로운 업무를 더 받지 않겠다고 하지만 대만 직원은 모든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TSMC를 퇴사한 엔지니어 웨인 츄는 NYT에 "가장 어려운 문제는 기술이 아닐 것이다. 인력 관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 TSMC·인텔 잡은 애리조나는 '분주'…반도체지원법 세부 내용 공개 예정

TSMC는 2020년 5월 미 애리조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불붙은 반도체 패권 전쟁에 미국과 중국이 충돌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대대적인 반도체 지원 정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었다. TSMC는 처음에 1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으나 같은 해 12월 이를 400억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계획한 공장 가동 시점은 2024년이다. TSMC는 현재 인근 부지에 공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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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부지로 선택한 애리조나는 사실상 미국 반도체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TSMC뿐 아니라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 인텔까지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애리조나주 정부는 물론 지역구 연방의원과 지역 내 대학까지 나서서 애리조나 안에 반도체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조만간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 만큼 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반도체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최근 수주간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이나 애리조나주립대(ASU) 측 등과 반도체 관련 회의를 하고 피닉스시 측과의 콘퍼런스에 등장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받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인텔, TSMC 등 반도체 업체와의 만남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 상무청의 산드라 왓슨 청장은 최근 진행된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 반도체 업체 20여곳의 경영진을 초대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만간 총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지원법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23일 반도체 지원법의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계획 등을 담은 세부 요건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주에는 기업들이 해당 자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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