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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최악의 시나리오' 6대 우주쓰레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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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상되는 가장 위험한 6개의 우주쓰레기를 조심해야 한다."


197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는 지구인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우주쓰레기에 갇혀 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른바 '케슬러 신드롬'이다. 버려둔 위성ㆍ우주선 등이 서로 부딛혀 수천~수만조각의 우주쓰레기가 된다. 충돌-확산 과정을 거듭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궤도를 꽉 채운다. 어떤 위성ㆍ우주선도 통행이 힘들어진다는 시나리오다. 우주쓰레기는 시속 7만km의 초고속이라 현 기술로선 방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흥행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2013년 개봉)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지난 7일(미국 동부시간) 85개 조각으로 부서진 러시아의 '킬러위성' 코스모스 2499호가 대표적 사례다. 만약 더 큰 규모의 폐 위성ㆍ발사체 등이 충돌할 경우 과학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ㆍ미국ㆍ일본 등에서 스타트업들이 우주쓰레기 처리ㆍ위성 수리 및 재활용의 상용화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궤도를 떠돌고 있는 6개의 현존 또는 잠재적 우주쓰레기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엔 최고의 천문학 업적을 자랑하는 허블우주망원경부터 냉전시대 정찰위성 등이 포함돼 있다.


[과학을읽다]'최악의 시나리오' 6대 우주쓰레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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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 지구 궤도를 떠돌고 있는 6개의 현존 또는 잠재적 우주쓰레기를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우선 냉전시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궤도에 발사됐던 낡은 대형 우주 발사체들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의 제닛 발사체의 상단부로 쓰였던 SL-16로켓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우주업체 레오랩은 현재 고도 840km 안팎의 궤도에 18개의 SL-16 로켓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커다란 스쿨 버스만 하다.즉 11m 길이에 9.9t의 무게를 가진 대형 우주쓰레기여서 서로 충돌할 경우 엄청난 숫자의 파편이 양산될 수 있다. 현재의 궤도로 볼 때 지구 대기권 재진입에는 수백년이 더 걸릴 수 있다. 또 다른 러시아제 발사체 상단부인 SL-8로켓들과 냉전시대 사용했던 비밀 정찰 위성들도 골칫덩이다. SL-8로켓은 1.54t의 무게로, 1960년~1990년대까지 총 145대의 러시아 코스모스 위성(정찰ㆍ통신용)을 975km 궤도에 발사하는데 사용된 후 방치돼 있다. 또 당시 발사됐던 145대의 위성들도 수명이 다 된 채 약 800kg의 무게로 지구 궤도를 맴돌고 있다.


2007년 중국이 실시한 대위성미사일 실험으로 발생한 파편들도 최악의 골칫덩이다. 당시 중국은 대위성미사일을 사용해 고도 865km의 궤도에서 시속 2만9000km로 떠돌던 고장난 통신 위성(무게 750kg) 1개를 폭파시켰다. 이 폭발로 인해 형성된 파편 쓰레기들은 당구공 만한 크기로 흩어지면서 최저 350km~최고 1700km 사이의 수백마일에 걸친 우주 공간을 오염시켰다. 지상레이더로 파악할 수 있는 파편 숫자만 3500여개로, 이중 2800여개는 통제 불능인 채로 자신들의 경로에 위치한 모든 것을 위협하면서 오늘도 궤도를 떠돌고 있다. 지난해 레오랩스사가 우주선ㆍ위성 운영자들에게 발신한 우주쓰레기 근접 경고 40만건 중 15%가 당시 위성 폭발 실험 결과 생성된 파편 쓰레기로 인한 것이었다.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뚫린 구멍. 2007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왕복 임무 수행 중 우주쓰레기와 충돌해 라디에이터 패널에 직경 5.5mm가량의 구멍이 났다. (자료 NASA)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뚫린 구멍. 2007년 국제우주정거장(ISS) 왕복 임무 수행 중 우주쓰레기와 충돌해 라디에이터 패널에 직경 5.5mm가량의 구멍이 났다. (자료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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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ESA)에서 발사했지만 고장난 대형 위성 엔비샛(Envisat)도 요주의 대상이다. 엔비샛은 2012년부터 800km 궤도를 떠돌고 있는데 러시아 SL-16로켓ㆍSL-8로켓 상단부 및 145대의 코스모스 위성 등과 매우 가까워서 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8.8t의 무게로 가장 큰 궤도 내 우주쓰레기 중 하나다.


NASA도 요주의 우주쓰레기 중 하나인 수십기 이상의 랜드샛(Landsat) 위성들을 발사한 책임이 있다. 1970년대부터 발사된 1~3t 사이의 랜드샛 위성들 중 현재까지 가동되고 있는 것은 2개에 불과하다. 궤도 700~900km 사이에 올라가 있지만 아직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것은 하나도 없다. 미 해양대기국(NOAA)도 19960년대터 24개의 북극궤도 이상 관측 위성을 고도 700~900km 사이의 궤도에 올려 놓았다. 이중 17개는 1~3t 무게의 우주쓰레기가 돼 위험한 이웃들과 오늘도 궤도를 떠돌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위대한 천문 관측 도구 중 하나로 평가받는 허블우주망원경도 조만간 수명이 다할 경우 골칫덩이가 된다. 무게 12.4t에 달해 엔비샛이나 SL-16로켓보다 더 크다. 다만 현재 고도 535km의 저궤도를 돌고 있어 수명을 다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까지 몇년이면 된다. 그러나 워낙 큰 물체여서 다 타버리지 않고 지표면에 충돌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허블우주망원경의 운영진들이 충분한 연료를 남겨 추락시 바다에 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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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형 위성들이 너무 많이 발사되고 있다는 것도 큰 위협이다. 1957년 옛 소련이 스푸트니크1호를 처음 발사한 후 50년 동안 약 1만개의 위성이 지구 저궤도에 발사됐다. 이후 14년간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스페이스X 등의 우주인터넷 구축용 발사가 급증하면서 두 배가 넘게 늘어났다. 2022년 말 기준 2만1000여대에 달한다. 스페이스X사 혼자서만 2월 기준 3500대의 위성을 운영 중인데, 충돌 확률 10만분의 1인 물체가 나타날 때마다 회피기동을 실시하고 있다. NASA(1만분의1일때 회피 기동)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대 4만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며, 원웹, 아마존 등 다른 업체들까지 가세할 예정이기도 하다.


조나단 맥도웰 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은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앞으로 5~10년 사이에 지구 궤도의 위성 숫자는 2만~10만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많은 위성들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단 하나의 (위성 운영) 회사만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더라도 모든 계산들이 틀려져 충돌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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