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산업현장 정상화 못하면 세금받을 자격 없어"

대통령실, '공무원과의 대화' 내용 추가 공개
노동시장 이중구조·고용세습 비판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제가 폭력과 협박, 공갈이 난무하는 산업현장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국민께 세금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개혁에 대한 소신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당시 세종에서 32개 부처 공무원 15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기득권과 타협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과 공무원들의 대화를 이날 '유튜브 쇼츠' 형태로 추가 공개됐다.

공무원들의 부당한 카르텔과 지대추구 행위를 규제하고 해체할 용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부당한 기득권 체제에 잘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과 관련해 "같은 근로자 간에도 임금이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며 '더 공평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을 강조했다.

일부 산업현장의 고용세습과 관련해선 "산업현장에 노조 간부의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장사를 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하면 민간 경영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순방 성과를 거론하면서 "기업은 결국 국력의 집합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며 "기업은 결국 국력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공무원과 기업과의 관계에 대해선 "공무원이 기업의 손익 계산을 볼 수 있어야 재정을 어떻게 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며 "기업인을 멀리만 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마약 단속과 관련해선 "조직폭력배보다 더한 사람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하기 때문에 희생정신이 없으면 마약사범 검거는 어렵다"며 기획재정부 예산실과 행정안전부 조직국에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이 '소금 적게 쓰기 경연대회'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하자 "짠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