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대형화에 ‘전국화’ 겹친 산불현장…긴장감 고조"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연중·대형화요? 요즘은 전국화라는 개념까지 더해졌죠.” 원주 산림항공본부 고기연(56·사진) 본부장이 최근의 산불현황 추이를 정의했다.
과거 산불은 5월~6월 산림이 우거지는 시기부터 낙엽이 지기 전까지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같은 이유로 현장에선 이 시기 산불 위험도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것이 통설처럼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통설도 최근에는 현장에선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됐다.
고 본부장은 “예전에는 아까시나무가 개화하는 시기(5~6월)부터 산불현장의 긴장감도 다소 완화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숲이 우거지고 잎에 수분 함량이 높아지면서 산불이 발생해도 큰불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이 많아지고 연간 강수량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지면서 아까시나무를 빗대 안심하던 분위기도 옛말처럼 퇴색해 간다는 것이 고 본부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근래의 산불현황에선 산불의 대형화 추이가 뚜렷하다. 건조한 날씨에 지역별 강풍까지 더해지는 기상 여건에선 산불이 대형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해 3월 발생한 울진산불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 산림 2만여㏊를 소실시키고 진화됐다. 피해 규모로도 대형 산불 축에 속하지만 완전 진화까지 소요된 시간(213시간 43분)까지 고려하면 산불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로 기록된다.
이에 앞선 2020년 고성산불은 5월 주택(화목보일러)에서 발화해 강풍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불씨가 옮겨붙어 화선을 키운 대형 산불로 주택 및 시설물 6개 동이 전소되고 산림 85㏊가 소실되는 피해를 야기했다. 당해 고성산불은 2019년 강원도 산불 지역에서 4㎞ 떨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산불이 연중·대형화하는 것에 더해 최근에는 산불발생 범위가 ‘전국 곳곳’으로 번져가는 점에서 산림당국의 위기감도 고조된다.
고 본부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에선 ‘하루 2~3건’ 이상의 크고 작은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에선 언제 어디서든 산불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나 기상 여건에 따라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감이 여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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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원주 본부는 전국 산불진화 헬기 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하는 핵심 축”이라며 “전국단위 산불발생 지역에서 헬기를 통한 산불진화 활동이 적시에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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