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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당 땡기는 하루?…이미 충분히 드셨습니다

최종수정 2023.02.06 08:52 기사입력 2023.02.06 08:52

비만, 심혈관계 질환, 암 등 성인병 주범
단맛 음료 등 갈수록 섭취량 늘어 '경보'
WHO 등 '설탕세' 도입 추진 권고
"한국도 적극 검토해야" 목소리 나와

달콤한 음료와 간식, 요리가 넘쳐나는 시대다. 보통 20대 직장인 여성을 가정해 보자. 아침은 시리얼과 우유로 때운다. 오전에 아메리카노·레모네이드 한 잔을 각각 마시고 점심 식사 후 케이크·파이를 자주 먹는다. 저녁은 다이어트 차원에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이나 그래놀라 등으로 해결한다. 이 여성이 하루에 먹는 설탕량은 100g 정도에 달한다. 각설탕 약 33개로 우리나라 하루 권장량의 두 배다. 이렇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기본적인’ 하루 생활만 해도 흡수하는 설탕량은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비만·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제조 과정에서 재료 외에 추가되는 ‘첨가당’, 즉 꿀, 시럽, 덱스트로오스, 설탕, 물엿, 당밀 등은 일부가 곧바로 지방으로 축적되는 만큼 건강을 위해선 최소한으로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적으로는 ‘설탕세’ 보급 확대 움직임이 거세기도 하다. 설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실태,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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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세 걷자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가당 음료에 대한 세금 정책 매뉴얼’을 발표해 회원국들의 설탕세 도입을 촉구했다. WHO는 설탕이 많이 포함된 가당 음료를 정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어린이·성인 모두 충치나 2형 당뇨병, 체중 증가·비만, 심장 질환, 뇌졸중, 암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설탕세를 부과해 가격을 올려 구매를 감소시켜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영국, 멕시코 등 전 세계 85개국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수 등에 일정한 세금을 걷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WHO는 설탕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인상 효과로 인해 저소득층 위주로 소비가 줄어들어 가뜩이나 열악한 사회적 소외 계층부터 건강을 증진시키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보고 있다. 또 기업들에 기존의 제품들을 설탕 함량을 줄인 당저감 제품으로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가 한 번에 가당 제품의 가격을 50% 인상한다면 50년 동안 세금 증가·보건 복지 지출 감소 등 1조400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WHO는 최근 국제 여론조사 기관 갤럽을 통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미국, 탄자니아, 요르단, 인도, 콜롬비아 등 조사 대상 국가 국민들 대다수가 가당 음료, 알코올, 담배에 대한 세금 부과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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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가당도 지방된다

기본적으로 첨가당은 탄수화물에 속하는데 단순당(당류), 복합당으로 나뉜다. 단당류는 당분자 1개만 있는 것으로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당알코올 등이 있다. 이중 포도당은 탄수화물의 기본 단위로 포도에 많이 포함돼 있어 붙은 이름이다. 사람의 혈액 중에도 포도당 형태로 탄수화물이 존재한다. 과당은 가장 단맛이 강한 것으로 과일·꿀에 많이 함유됐다. 갈락토오스는 우유나 유제품에 많이 존재하며 포도당과 결합해 유당 형태로 있다. 당알코올은 무가당 껌 제품, 식품의 감미료 등으로 많이 쓰인다. 자일리톨·만니놀 등이 유명하다. 이당류는 당분자 2개가 합쳐진 것으로 조청·식혜에 포함된 맥아당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붙은 이당류로 사탕수수·사탕무에서 추출한다.

당류는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통해 흡수돼 g당 4kcal의 열량을 내는 에너지원이다. 특히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로 쓴다. 여분은 일단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고 그래도 남으면 지방으로 변환한다. "흔히 당이 당긴다"는 말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중추신경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코티솔) 때문에 생긴 말이다. 당류를 섭취하면 인슐린을 분비해 단기적으로 코티솔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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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에 얼마나 들어 있나

최근 들어 ‘단짠맛’을 강조하는 ‘백종원’류 음식이 유행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포함된 설탕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으로도 요구르트 100㎖에는 약 4.6g, 탄산음료 250㎖엔 26.75g, 콜라 250㎖당 22.5g, 사이다 250㎖당 22g, 과일 음료 200㎖당 14.2g, 아이스크림 100㎖당 17.3g, 커피믹스 1잔당 약 11g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용유나 참기름 등 유지류에도 한 숟가락당 5g 정도의 당분이 포함돼 있다. 흰 우유 200㎖에는 탄수화물 약 9g, 당류(유당) 9g이 들어 있는데, 초콜릿 우유에는 당류가 20g 이상 포함돼 있다. 가공식품일수록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다. 김치 1포기당 전통 레시피에는 설탕이 안 들어가지만 최근 유행 레시피에는 3분의 1 컵 이상을 넣도록 권장한다. 떡볶이도 전통 레시피에는 1큰술을 권하지만 유행 레시피선 3큰술이나 넣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음료수나 과일, 과자, 떡, 빵,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 있는 ‘숨은 설탕’도 상당량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은 0~50g 이하다. 될 수 있으면 적게 먹으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이미 커피 믹스 1개를 마셨다면 하루 권장량의 3분의1 이상을 채웠다고 생각하고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설탕 섭취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탄산음료 및 단맛 음료를 주 3회 이상 섭취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최근 급증했다. 서울시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0년 통계를 보면 단맛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사람은 2014년 기준 40.2%에서 꾸준히 늘어 2019년엔 52.7%에 달했다. 탄산음료도 2010년 24.5%에서 2019년 35.6%로 늘어났다. 부작용도 심각하다. 탄산음료를 주1회 이상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만 위험이 12% 증가하며 주 3회 이상 마실 경우 20%나 높다.

커피믹스 1잔이면 족하다

WHO는 성인 기준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가능한 한 5% 이내), 영국은 5% 이내, 미국 농무성은 2세 미만은 첨가당 식품 음료를 피하고 이후부터 10% 이내를 권고한다. 미국 심장협회는 2세부터 6% 이내, 이후부터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를 권고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총당류 섭취량을 에너지 섭취량의 10~20%, 첨가당은 10% 이내로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성인 기준으로 여성은 하루 1900kcal, 남성은 2400kcal를 섭취한다고 할 때 여성은 4회, 남성은 6회에 걸쳐 유지·당류를 통틀어 50g 이하가 적절하다. 황지윤 상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지난달 26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첨가당 바로알기 세미나에서 "첨가당의 하루 섭취 허용 수준은 50g 이내인데, 다른 것들을 감안할 때 커피믹스 1잔(11g), 콜라 1병(23g), 아이스크림 1개(17g)만 먹어도 하루 허용치 50g를 넘어섰다고 보면 된다"면서 "요즘은 모두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고 기존 음식에 포함되는 설탕량도 늘어나 과도한 섭취 및 비만 등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시의 설탕과 담배 자제 캠페인. 사진출처=한국과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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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연구팀은 최근 영국 성인 남녀 2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탄산음료·과자 같은 초가공식품의 섭취량이 10% 증가할 때마다 암 발병률 2%, 난소암 발병률이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초가공식품 소비가 10% 늘 때마다 전체 암사망률은 6%, 유방암 사망률은 16%, 난소암 사망률은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제로 콜라 등 대체당의 경우 아직까지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어린이의 경우 장기적으로 마시면 작은 신체 크기로 인해 위험할 수 있다. 성인도 초기 임시 대체 전략으로 가능하지만 많이 마시면 체중 조절·2형 당뇨병 유발 등 부작용은 비슷하다.

설탕 소비를 줄여라

전 세계 각국에선 설탕세 도입 등 대책 마련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모든 가당 음료에 대한 설탕세를 도입했다. 100㎖당 5g 이하는 세금을 안 걷지만 5~8g은 1ℓ당 0.18유로, 8g 초과 시 0.24유로를 걷는다. 멕시코도 2014년부터 모든 첨가당 음료에 1ℓ당 1페소(0.05달러)를 거둬 국내총생산의 0.1%의 세수를 거두고 있다. 황 교수는 "저소득층일수록 가격에 민감해서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부터 음료의 섭취량이 줄고 중·상류층도 모두 줄어드는 효과를 나타냈다"면서 "우리나라도 가당음료세 도입 등 국가적 정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제품에 첨가당 영양 표시 제도를 도입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담배처럼 경고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 뉴욕시는 담배와 탄산음료를 비슷한 유해 식품으로 보고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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