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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난 유럽 주민들 "신재생, 소음 심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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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난 '유럽'
신재생 확대 나섰지만 주민들 '반대'
소음, 경관·문화재 훼손 등 '이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가속화에 나섰지만, 일부 주민들과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에서 풍력·태양광 발전이 이 지역의 경관, 문화 유적지를 훼손하고 관광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U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에서 천연가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오는 2030년 40%로 확대키로 했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45%까지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도시 경관을 훼손하고 소음을 발생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주민 반대에도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승인한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안에 사는 마틴 씨는 "아무도 풍력발전 단지 근처에 살 수 없을 것"이라며 "내 사업과 내 삶의 방식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발전 터빈이 자연경관을 엉망으로 만들고 소음을 생산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화재 보존과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이탈리아 문화부 내 문화재 보존 업무 담당자들은 헌법에 보호 자산으로 등재된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제재를 신설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고대 유물과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에너지난 유럽 주민들 "신재생, 소음 심해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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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제조업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WSJ은 관광업과 제조업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지역의 근간이자 수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공장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문을 닫았다. 많은 공장이 폐업 위기에 내몰렸고 이는 자동차 제조사, 항공우주기업, 여타 거대 기업의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공장 생산 타격으로 EU 성장률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화학·알루미늄 업종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찬성론자로 급부상했다. 이들 기업은 합리적인 가격에 전력을 공급하고, 천연가스 가격 변동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페인 산 시프리안의 알코아 공장에서 근무하는 호세 안토니오 잔은 "풍력 발전 공장이 승인을 얻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스페인에는 석유도 가스도 나오지 않는다. 바람만이 있고 우리는 바람을 이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정부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고 풍력·태양광 발전 투자를 늦추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법안을 속속 통과시켰다. 특히 프로젝트를 지연 또는 무산시키려는 이익 집단의 힘을 약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비아 프레골렌트 이탈리아 국회의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우리나라에 핵심 과제가 됐다"며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WSJ은 "유럽에서 미래 권력을 위한 관광업과 제조업의 싸움이 벌어졌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했지만 반대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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