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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중국인 방역 강화 첫날…"명동 상권 겨우 살아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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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1시께 찾은 명동거리. 관광 안내원이 길을 묻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2일 오전 11시께 찾은 명동거리. 관광 안내원이 길을 묻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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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는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또 한 번 크게 확산할까 봐 걱정은 됩니다. 변수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서울 명동 거리에서 잡화매장을 운영하는 강모씨(66))


2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명동 일대. 월요일 영하의 날씨에도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거리에는 동남아, 일본, 중국, 서양 등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이 가득했다. 빨간 옷을 입은 관광 안내원들 주변으로는 길을 묻는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잡화점 판매 직원 장혜지씨(27)는 "주말엔 많이 활발한 분위기이고 평일에도 저녁이면 사람이 많아진다"며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다르게 상인들의 걱정은 또다시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방역 당국이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 의무화를 담은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 방안'을 냈기 때문이다. 이날부터는 한 달간 중국 내 공관 단기 비자 발급을 외교·공무 수행,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의 목적으로만 제한하면서 사실상 중국인들이 단기 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장씨는 "아침에 오는 손님들 중 중국인이 많은데, 영향이 없진 않을 것 같다"고 알렸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박모씨(70)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지만 그들이 명동 상권을 많이 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2일 오후 1시께 명동 거리는 인근 직장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섞이면서 오전보다 더욱 북적이는 모습이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2일 오후 1시께 명동 거리는 인근 직장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섞이면서 오전보다 더욱 북적이는 모습이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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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국적이 다양해지고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많이 줄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21년 1~11월만 해도 중국인 입국자 수는 12만9633명으로 가장 많은 수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엔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입국자의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중국은 입국자 수 순위 6위(12만5596명)로 내려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 축소 자체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덜 하다고 말한 상인들도 있었다. 다만, 이들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상권이 또 타격을 받을까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강씨는 "예전보다는 중국인 관광객이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비중은 많이 줄었지만, 코로나가 재확산되다 보면 또 옛날로 돌아갈까봐 그게 가장 걱정스럽다"며 "이제야 조금 자리를 잡아가는데 기대를 좌절시킬 만큼 상황이 악화하진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방 매장을 운영하는 김현승씨(43)는 "동남아 분들이 매장을 많이 이용해 중국 단기 비자 발급 중단으로 인한 타격은 덜 할 것 같지만, 코로나가 확산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했다.

의류 매장의 경우 구매력이 높은 관광객들은 한국과 계절이 비슷한 중국인과 일본인 등으로 한정돼 있어 타격이 더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50)는 "계절에 맞게 팔다 보니 겨울옷이 매장에 많이 걸려있는데, 요즘 많이 오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국적의 관광객들은 날씨가 따뜻해서 잘 사가지 않는다"면서 "엔저라 일본인들도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마저 발길이 끊긴다고 하니 또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리에 사람들이 많은 것만 보고 명동이 살아났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오면서 임대료는 다시 올라갈 기미가 보이는데 정작 매출에 변동은 없어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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