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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가짜 이재용의 26만 팔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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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가짜 이재용의 26만 팔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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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얼굴만 가져다 쓴 이재용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26만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있다. 이 회장 얼굴 사진 밑에 삼성전자의 경영원칙을 프로필로 적어 넣은 이 인스타그램 계정은 삼성전자의 공식 SNS 계정과도 무관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이 회장과 삼성의 '팬 페이지'일 뿐이다. 물론 첫 화면에 이 문구는 '더보기'를 눌러야만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팔로워들은 이 회장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 회장이 운영하지 않는 이 계정이 처음 생긴 건 2020년 4월쯤이다. 'jaeyong_3831' 계정으로 출발 당시 '이재용 사칭' '리플리증후군'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며 사회 파장이 커지자 이 계정은 강제 폐쇄됐다. 이후 8월 운영자는 한끗 차이 ‘jaeyong_3831’ 새 계정으로 ‘팬 페이지’라는 점을 첫 게시글에서 알린 채 새 출발을 한다. 이 회장의 개인적인 이야기 및 SNS가 존재하지 않아 가상의 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2년여 시간이 훌쩍 지나 '팬 페이지'라는 게시글이 잘 보이지 않게 뒤로 밀린 지금은 얼핏 보면 '이 회장의 개인 SNS인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이 회장이 삼성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출장길에 올랐던 지난달 21일 팬페이지에는 '삼성 R&D 센터' 문구와 함께 센터 외관 사진이 걸렸다. 이 회장이 삼성SDS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직원들과 시간을 보낸 게 화제가 된 작년 8월에는 '잠실 삼성SDS 방문/황태곰탕 맛있다/아이폰도 있었다'는 유머 섞인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6월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SNS 계정 링크를 곁들인 '이재용-바이든' 악수 사진을, 삼성의 혁신가전 신제품이 출시된 시기에는 제품에 대한 적극적 홍보도 잊지 않았다. 팔로워들은 그때마다 응원과 관심의 댓글을 달며 환호했다.


실제로 오너 경영자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SNS로 모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은 78만명이 넘는 팔로워가 연결돼 있고, 최태원 SK 그룹 회장의 SNS에도 1년 6개월의 활동 기간 동안 7만3000명의 팔로워가 모여 있다. 베일에 싸인 재벌의 일상을 엿보고 싶은 심리와 생활방식, 태도, 사고관 등에 대한 궁금증, '소통'의 욕구가 맞물린 결과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재용 팬페이지'의 활성화는 이 회장이 한국 사회에 경제에 영향력이 큰 삼성의 총수로 삼성전자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TV 속에 비친 '재벌'의 모습은 실제 모습과 다르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대중들이 'TV 속 재벌'의 모습에 호응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삶과 생각을 엿볼 기회가 적은 탓도 있을 것이다.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한다면 오히려 'TV 속 재벌'의 허구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재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젊은이들의 꿈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도한 희망사항일까. 젊은층 SNS 소통 니즈가 커진 요즘, '회장님'도 격식과 틀을 깬 적극적인 소통으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길 기대해본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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