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수사 첫 시험대… 前서울청 정보부장 등 구속영장(종합)
경찰간부 4명 구속 갈림길
이임재 전 용산서장 등 포함
발부땐 윗선 수사 속도 전망
기각시 수사 동력 크게 하락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일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등 경찰관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1달여 특수본 수사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척도가 될 전망이다.
특수본은 이날 박 경무관을 비롯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 전 용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송모 경정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은 해당 영장을 법원에 곧바로 청구했다고 특수본은 부연했다. 피의자별 영장에 적시된 죄목은 박 경무관, 김 경정이 증거인멸교사, 이 전 서장과 송 경정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다.
특수본에 따르면, 박 경무관은 핼러윈 기간 작성된 위험분석 정보보고서를 참사 후 서울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대화방에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이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에는 '많은 인파로 인한 보행자들의 도로 난입, 교통불편 신고, 교통사고 발생 우려' 등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 경정이 사실상 박 경무관 지시에 따라 보고서를 삭제토록 직원을 회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에 늦게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달 16일 국회에서 기동대 요청, 참사 인지 시점 등에 대한 진술을 한 바 있는데, 특수본은 해당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수본은 국회가 고발할 경우 이 전 서장에게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송 경정은 참사 초기 현장에서 경찰 대응을 적절히 지휘하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다. 또 이 전 서장이 참사 직후인 오후 10시2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으로 상황보고를 조작한 의혹도 있다. 특수본은 앞선 조사에서 송 경정을 상대로 이 전 서장이 참사 나흘 전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했으나, 송 경정은 해당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에 대비해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꾸준히 협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특수본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곧바로 법원에 청구한 것도 사전 협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박 경무관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경찰 안팎에서는 다음날 열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향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특수본 수사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특수본이 최대한 빠른 시점에 김광호 서울청장을 부르겠다고 밝힌 만큼, 윗선에 대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장이 기각된다면 수사 동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실패한 만큼 향후 불구속 수사가 불가피한데, 이 경우 추가 조사 일정을 매번 조율해야 하는 등 속도 또한 크게 떨어지게 된다. 김 청장은 물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수사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특수본 입장에선 영장이 발부돼도 안심할 순 없다. 향후 피의자가 구속적부심을 청구한다면 법리적으로 치열한 다툼이 불가피하다. 이날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절반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됐는데 해당 혐의는 의도성이나 고의성이 관건으로 꼽힌다. 피의자들이 참사 당시 상황 판단은 잘못했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니란 취지로 방어 논리를 구축한다면, 수사당국으로서는 혐의 소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특수본 관계자는 "타 기관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조만간 신청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