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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자랑’ 하던 인플루언서 알고 보니 北 해커 돈세탁 거든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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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타고 고급차·명품 과시하며 280만 팔로워 거느려
SNS에 올린 글·이미지가 수사 단서 … 결국 징역 11년형

라몬 아바스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던 자신의 사진. 이 계정은 이후 삭제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라몬 아바스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던 자신의 사진. 이 계정은 이후 삭제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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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를 과시해온 유명 인플루언서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8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주요 언론은 국제 돈세탁과 이메일 피싱 범죄 등의 혐의를 받아온 나이지리아 출신의 사기꾼 라몬 아바스(40)가 징역 11년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때 '허시퍼피'(Hushpuppi)라는 계정을 운영하며 무려 28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렸던 그는 '돈자랑'과 인맥 자랑을 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명품을 걸친 자신의 모습과 고급 승용차나 자가용 비행기 앞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돈 많은 억만장자의 생활을 과시한 것. 실제 그는 많은 돈을 벌었으나 사실 이는 모두 사이버 범죄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부동산 개발업자'로 소개했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2400만달러(약 330억원) 넘는 돈을 뜯어낸 온라인 해킹, 사기 등을 통해 호화생활 자금을 댄 것으로 파악했다.


아바스와 그 일당은 은행의 정상적인 계좌송금 요청 이메일인 것처럼 조작하거나 은행원을 사칭하고 가짜 홈페이지를 만드는 방식 등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른바 '이메일 피싱'으로 수억달러를 가로챘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아바스는 이메일 피싱 범죄 중 하나인 '기업 이메일 침해'(BEC)의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BEC 공격은 기업 이메일 계정을 해킹한 후 기업 간 송금이 이뤄지기 전 계좌번호를 교묘히 바꾸는 수법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그에게 당한 회사는 미 법무법인과 금융사,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축구팀 등 다양하다.

그는 이렇게 사기친 거액의 돈을 세탁까지 했다. 아바스는 지난 2019년 북한 해커들이 몰타의 한 은행에서 훔쳐낸 1470만달러(약 202억원)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은행들로 이동시켜 세탁하는 것도 도왔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해 2월 북한 해커 3명이 전 세계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빼돌리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는데, 이 해커들이 몰타 은행에서 빼낸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아바스 일당의 네트워크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 FBI 측은 "아바스는 미국과 국제 피해자들을 표적으로 한 세계에서 가장 돈세탁을 많이 하는 사람 중 하나"라면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유명해졌고 각종 사이버 범죄를 통해 얻은 막대한 부를 자랑했다"고 밝혔다.


체포 전 아바스의 인스타그램은 부를 과시하는 호화로운 생활로 도배돼 있었다. 돈뭉치를 흩뿌리는 영상을 게시하는가 하면, 전용기에서 명품 패션을 뽐내는 사진을 올렸다. 벤틀리, 페라리, 벤츠, 롤스로이스 차량이 줄지어 선 가운데 포즈를 취하는 사진을올리기도 했다.


그는 2020년에는 "모나코에서 스시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파리에서 디올 스파에서 얼굴 관리를 받기 위해 헬기를 예약하고 난 다음, 구찌에서 샴페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SNS에 올린 글과 이미지들은 그에 대한 수사의 단서가 됐다.


미 수사당국은 아바스의 생일파티 사진, 생일 등을 수사에 활용한 끝에 아랍에미리트(UAE) 당국과 공조해 두바이에서 그를 체포했고 현금과 고급차, 컴퓨터 등을 압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실제로는 사기범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억만장자 행세를 해온 그는 2020년 6월 체포되면서 사치스러운 생활도 막을 내렸다. LA 법원은 7일 압바스에게 징역 135개월을 선고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두 피해자에게 총 17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아바스가 구치소 생활을 하는 동안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잠잠했지만, 체포 이후 팔로워는 50만명이 늘었다. 현재 이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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