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단풍의 강렬한 색채 담아"…루이비통, 박서보 화백과 협업 전시
6인 아티스트와 진행한 아티카퓌신 컬렉션
한국인 최초로 박서보 화백과 협업
가을 단풍 인상 담은 독특한 가방 선봬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6인의 현대미술작가와 함께한 아티카퓌신 컬렉션을 7일 공개했다. 무늬 없는 하얀 가방을 도화지 삼아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아티카퓌신 컬렉션은 2019년부터 매년 시작해 올해 네 번째를 맞았다. 루이비통은 이번 컬렉션에서 최초로 한국인 작가와 손을 잡았는데, 한국 현대미술 거장으로 불리는 박서보 화백과 협업해 독특한 가방을 내놨다.
이날 방문한 서울 압구정 루이비통 메종 서울 4층은 작은 미술관을 방불케 했다. 이곳은 지난 9월 팝업 레스토랑이 열렸던 장소로, 이번 전시를 위해 완전히 인테리어를 바꿨다. 전시장에는 아멜리 베르트랑, 다니엘 뷔랑 등 유명 아티스트와 진행한 가방들이 양옆으로 정렬됐고, 중심에 박 화백과 작업한 붉은색 아티카퓌신이 놓여 시선을 끌어당겼다.
박 화백의 아티카퓌신은 올록볼록한 붉은색과 갈색 선이 번갈아 등장하는 독특한 디자인과 재질이 특징이다. 이는 박 화백 연작 '묘법' 중 2016년 작품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어느 날 산에 오른 박 화백은 단풍이 절정인 모습을 보고 "마치 단풍이 나를 쫓아오는 것 같다"며 그때 추색(秋色)의 인상을 담은 그림을 그려냈다. 물에 불린 한지를 긁어 울퉁불퉁한 엠보싱을 만들고 색을 입혀 보는 구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 가방에는 다양한 디테일이 적용됐다. 가방 핸들은 호두나무를 휘어 만들었고, 안쪽 파우치는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캔버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재질을 사용했다. 가방 밑 부분 금속 장식도 작가가 작품에 사용하는 나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작품 질감을 동일하게 가방에 구현하기 위해 가죽 밖에 섬세하게 고무를 주입하는 고무 사출 기법을 적용했는데, 루이비통 가방을 제작하는 장인들과 박 화백이 이를 위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쳤다.
이번 아티카퓌신 컬렉션은 전 세계에 아티스트별로 200점씩 풀렸다.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어 국내에 들어온 물량은 박 화백의 작품을 포함해 완판됐다. 루이비통이 이처럼 예술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트렁크에서 출발한 브랜드인 만큼 여행과 예술에 대한 영감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박 화백과의 협업은 해외 명품 브랜드 사이에서 한국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루이비통은 메종 서울을 개관한 데 이어 국내에서 다양한 협업과 전시를 진행해왔으며 첫 번째 국내 팝업 레스토랑에서도 박 화백 그림을 전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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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티카퓌신 전시는 8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공개되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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