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K-패션의 시작' 동대문을 디지털화한다…쉐어그라운드
쇼핑몰 운영 경험 살려 2019년 설립
도소매·사입자 맞춤형 '셀업' 플랫폼
아날로그 업무방식 변화…효율성 높여
이용자 "유능한 파트너이자 동료" 호평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K-패션이 시작되는 동대문 패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뛰는 스타트업이 있다. 2019년에 설립된 쉐어그라운드다. 쉐어그라운드는 도·소매 사업자와 사입자 등 패션 업계 B2B(기업 간 거래) 거래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패션 시장을 구성하는 이들 3개 주체를 위한 맞춤형 플랫폼 '셀업'을 각각 운영 중이다. 2019년 베타서비스를 오픈한 이후 지난 6월까지 셀업 플랫폼 내 누적 거래 금액은 50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4월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후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사진)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셀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의 종이 주문서, 수기 영수증을 디지털화했다"며 "클릭 몇번에 주문서가 업로드 되고 정산 관리와 세금계산서 처리까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쇼핑몰 사업을 하면서 직접 느낀 고충을 해결하고자 이 같은 솔루션을 구상했다. 하루에 8000만원~1억원 규모를 거래하는 중대형 소매업체의 셀업 이탈율은 1%대로 업종 전환이나 폐업이 아닌 이상 대부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셀업의 장점으로 '효율성'을 꼽았다. 17년째 여성의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훈 럭스위즈 대표는 2019년부터 셀업과 함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입의 결과를 정확하고 깔끔하게 요약된 리포트로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세금계산서 문제도 딱히 신경 쓸 게 없어서 업무 효율성을 높여줬다"고 말했다. 여성 속옷 브랜드 '더잠'을 창업해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한 홍유리 대표도 셀업 이용자다. 그는 셀업을 "한정적인 시간 내에 방대한 업무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준 서비스"라며 "유능한 파트너이자 동료"라고 칭했다. 그는 "셀업을 3년 동안 이용해본 결과 모든 쇼핑몰 업무가 안정화됐다"고 했다.
수십 년간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돼온 동대문 패션 업계에 새로운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대표는 "익숙함의 틀에 갇혀서 기존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셀업을 이용하면 편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관성처럼 이어져온 업무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옷가지가 든 대봉을 짊어지고 동대문을 누비는, 일명 '사입삼촌'이라고 불리는 도소매 거래 중간자(사입자)를 먼저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사입 업무에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현재는 350여명의 사입자들이 셀업을 이용 중이다. 이 대표는 "사입삼촌들은 패션 업계의 핏줄과도 같은 존재"라며 "이들은 셀업으로 업무 부담을 줄여 더 많은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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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서비스 개발 초창기에는 개발팀장이 현장에 나가서 코딩을 하곤 했다"면서 "요즘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사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따져 본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셀업 사이트에 도매업체의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해 소매상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풍부한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쉐어그라운드의 서비스는 날로 확장 중이다. 이 대표는 "도·소매 간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그 결과 셀러들의 현금 비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KB국민은행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향후 원부자재 공급부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패션 비즈니스 전 과정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구축하는 게 쉐어그라운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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