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탄압하던 쿠바, 동성결혼 가능해졌다…국민투표 '가결'
국민투표 결과 과반 이상 66.87% 동성결혼 찬성
성별 무관하게 '두 사람의 결합'으로 정의
“역사적 변화, 인간 존엄성 예외 없이 인정”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중남미 공산권 국가로 동성애를 탄압해오던 쿠바에서 동성결혼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동성 커플의 결혼과 입양 허용을 담은 가족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 결과 과반이 넘은 3분의 2가 동성결혼에 찬성표를 던지며 '역사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현지시간) 알리나 발세이로 구티에레스 쿠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가족법 개정 여부 국민투표 개표 결과 찬성 66.87%(393만6천790표), 반대 33.13%(195만90표)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가족법 개정안에 관한 국민투표는 유효표 과반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400개 이상의 조항으로 이뤄진 가족법 개정안은 기존 '남성과 여성의 자발적 결합'이라고 돼 있던 결혼의 정의를 성별과 무관하게 '두 사람 간 자발적 결합'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쿠바는 1959년 공산혁명 직후 동성 커플을 수용소로 보내는 등 성소수자를 탄압하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성전환 수술을 허용하고 성적 지향에 따른 직장 내 차별을 금지하는 등 성 소수자 권리가 향상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75년 제정된 가족법의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이날 쿠바 전역에서 실시됐다.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해 9월에는 가족법 개정안 초안을 공개하면서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도 거쳤다.
쿠바의 관영 언론 그란마는 "차별을 받았던 이들, 전통에서 벗어난 가족, 사랑을 합법화하지 못한 부부를 위한 역사적인 변화"라며 "인간의 완전한 존엄성을 예외 없이 원칙으로 두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예라고 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쿠바에서 영향력이 큰 가톨릭교회 등 종교계에서는 교리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어 법 개정 이후 일부 사회적 논란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의 종교계에서는 "동성결혼이 허용되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변하게 돼 가족의 결속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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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성결혼을 완전 합법화하거나 허용한 국가는 30여 개국으로 미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가 대부분이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2019년 대만이 유일하게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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