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美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미 금리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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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한 달 만에 한미 금리가 재역전되면서 자본유출 우려가 나온다.

연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완화할 기세를 보이지 않자 고강도 긴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2.25~2.50%였던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지난 3월 이후 5차례 연속 인상이며, 이 중 최근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팬데믹 관련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높아진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박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그와 관련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금리 인상 결정 배경을 밝혔다.

연준은 당분간 이 같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FOMC 위원들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 수준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남은 두 번(11월·12월)의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 최소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망에 대해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며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약 한 달 만에 다시 한국(2.50%)을 웃돌게 됐다.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다. 미국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남은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서 기준금리를 올려도 그 속도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를 큰 폭으로 웃도는 상태가 이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관련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현재 경제팀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화,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에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위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과거 경제·금융위기 시의 정책 대응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들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종합·체계화했고 필요시 분야별·단계별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재부와 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 등 경제팀은 긴밀한 공조 하에 ‘넓고 긴 시계(視界)’를 견지하며 현 상황에 대응해 나가겠다"며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이 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