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성투쟁 키울라…'노란봉투법' 추진에 기업들 분통
법 통과되면 노조에 '면죄부' 주는셈
"세계서 유례를 찾기 힘든 법" 비판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조합 파업과 하이트진로 노조 파업 등으로 다시 수면 위에 오른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해 기업이 손해를 입어도 손해배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기업들은 노조의 불법 투쟁 및 점거를 차단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에 대한 면죄부가 부여되면 대항할 마땅한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이트진로 같은 불법 점거나 시설물 훼손 같은 심각한 피해가 재발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긴박한 국제 정세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정치권 및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22대 민생 입법과제’중에 포함시키고 9월 정기국회에서 밀어붙일 태세에 돌입했다. 22대 과제 중 6번째로 선정하고 정의당도 민주당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2014년 쌍용차 파업 당시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노조원을 돕기 위한 성금이 노란 봉투에 담겨 전달된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파업과 하이트진로 노조의 본사 점거로 다시 점화된 상황이다. 해당 법안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가 이뤄졌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22일부터 51일간 파업으로 노조가 옥포조선소 1도크(dock)에서 건조 중이던 선박을 점거해 생산 공정이 한 달 넘게 중단됐었다. 이 기간 손해액은 회사추산 8085억원에 달한다. 사측은 확정되지 않은 손실을 제외한 470억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트진로는 자회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가 운임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강원·이천·청주 공장과 본사 등에서 점거 농성을 펼쳤다. 이로 인해 제품 생산 및 출고가 차질이 생겨 1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측은 27억7000만원의 손배소를 제기했지만, 9일 합의를 통해 관련 소송을 취하한 상황이다. 노조의 강도 높은 파업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재계에서는 손배소가 회사의 손해를 보상받는 차원보다는 향후 불법점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의도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노란봉투법 통과로 면죄부를 얻게 되면 대우조선해양과 하이트진로의 경우 노조가 더 강경한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일단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합의안 이행 과정에서 여전히 노조와의 마찰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특히 현재 국회 의석 상황을 보면 해당 상임위인 환노위 통과가 비교적 쉽게 이뤄지리라는 것도 기업들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현재 환노위는 16명의 위원 중 10명이 민주당과 정의당이다. 위원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상임위 통과 전 단계인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도 민주당 위원이 위원장이며, 민주당·정의당에서는 5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반면 국민의힘 위원은 3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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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법안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는 1982년 노란봉투법과 비슷한 법안이 입법됐지만, 헌법위원회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영국은 노조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상한액 규정을 올 7월 기존 25만파운드에서 100만파운드로 4배 인상했다. 이와 함께 조합원 개인에 대한 배상 청구도 인정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회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강성투쟁이 더욱 많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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