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가 전봇대 위에?…도심 속 야생동물에 '골치'
연간 구조되는 야생동물 급증…도심 속 야생동물 출현 사례↑
"돌보는 개·고양이 공격할까봐" 인간과 마찰 빚기도
전문가 "개체수 조절 등의 방식으로 공존 방법 모색해야"
최근 야생동물이 도심 출몰이 잦아지면서 시민들과 마찰을 빚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2020년 부산 해운대 한 아파트에 나타난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연합뉴스, 똑똑한 부산맘들의 돈되는 부동산 카페 회원 제공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도심에 출몰하면서 시민들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야생동물들이 산책로 등 반려동물이나 길고양이가 활동하는 곳에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접촉면이 커지자 충돌도 빈번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길고양이를 돌보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도심 공원에서 발견한 수리부엉이를 위협해 논란이 일었다. 사건이 알려진 건 1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리부엉이한테 돌 던지는 캣대디'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 캡처본이 게시되면서다. '방송 중 새끼 고양이를 노리는 맹금류(수리 부엉)'란 제목으로 올라온 이 영상을 보면, 유튜버 A씨가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다가 근처 전봇대에 앉아 있는 수리부엉이를 발견한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수리부엉이가 돌보던 길고양이를 공격할 것을 우려해 쫓으려 돌을 쥐기도 했다. 다만 A씨는 집어 든 돌을 던지는 등 물리적 폭력은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명 영상에서 "입양을 준비 중인 고양이였기 때문에 보호 차원에서 수리부엉이를 쫓으러 가면서 돌을 집어 든 건 맞다"며 "돌을 던지기 전에 수리부엉이가 날아갔기 때문에 돌을 던진 건 아니다"란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제 행동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324-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보호된다. 주로 산림으로만 이루어진 산지보다는 암벽지나 바위산을 선호하며 무리를 짓지 않고 단독으로 생활한다. 수리부엉이는 야행성 대형조류지만 낮에 활동하기도 하며 성체의 몸길이는 약 70㎝이다. 쥐·두더지·토끼·개구리·뱀·비둘기·꿩 등을 먹이로 하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보통 깊은 산속에 살지만, 수리부엉이가 이례적으로 도심에서 모습을 보이면서 소동이 빚어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2020년엔 충북 진천에서 날개가 부러진 수리부엉이가 도심 카페로 날아들어 구조된 바 있고, 같은 해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선 수리부엉이가 나타나 119 구조대가 출동했다.
지난 7월 경기 남양주시(시장 주광덕)는 최근 도심 공원 내에 출몰한 야생 너구리가 산책 중인 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야생동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사진=남양주시청
원본보기 아이콘수리부엉이뿐만 아니라 너구리와 같은 야생동물이 서울 등 수도권 일대 도심에 출몰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6월과 7월 서울 강북구 우이천과 서울 송파구 장지공원에서 야생 너구리가 산책 중이던 시민과 반려견을 공격했다.
실제 연간 구조되는 야생동물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야생동물센터 구조 현황에 따르면 2019년 78종 1054개체(조류 70종 897개체, 포유류 6종 155개체, 파충류 2종 2개체), 2020년 94종 1166개체(조류 82종 987개체, 포유류 8종 173개체, 파충류 4종 6개체), 2021년 94종 1491개체(조류 79종 1301개체, 포유류 9종 181개체, 파충류 5종 9개체, 양서류 1종 1개체)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들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는 건 택지 개발 등 도시화로 서식지 좁아진 탓이라고 지적한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도심 속 야생동물 출몰이 잦아지는 건 야생동물들이 도시화로 인해 서식지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또 최근에 야생동물을 반려동물 삼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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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야생동물은 야생성이 강해 사육하기 쉽지 않은데 그렇다 보니 유기하는 사례도 있다"며 "야생동물들은 개와 달리 인간과 생활할 수 있도록 진화하지 않았는데, 야생동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앞으로도 야생동물의 개체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불임용 사료를 공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체수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도심 속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만큼 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와 지자체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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