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무리한 투자' 결국 실패
주변서 따끔한 질책…일부 '스트레스' 한숨도

한 은행 펀드 상담 창구에서 고객들이 투자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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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추석은 잊고 싶을 정도로 친척들과 큰 다툼을 벌였다. 김 씨는 "주식이랑 코인으로 큰 손해를 봤는데, 가족은 물론 친척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면서 "주식 실패가 단순히 돈만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지인, 가족 등 인간관계까지 망칠 수 있다는걸 배웠다"라고 토로했다.


김 씨 사례와 같이 최근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우울감을 토로하는 청년 투자자들이 많은 가운데, 최근 명절로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각종 비난에 시달려, 분통이 터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 손실로 안 그래도 괴로운데, 도저히 듣고 앉아있을 수 없다는 성토다.

반면 자신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한 투자로 빚더미에 앉게 될 경우, 상황을 되돌릴 수 없어 따끔한 질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 늘어나는 청년 투자자들…국내·외 주식에 코인 투자도

주식이나 가상화폐(코인) 투자에 나서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장법인 투자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23.7%에서 2021년 말 35.7%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020년 10월에 2030 고객의 비중이 59.8%(179만6000명)에 달했고, 2021년 10월엔 비중은 60%로 비슷했지만, 청년 고객 수는 539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 계좌는 총 491만 좌로, 2019년 말 80만 좌 대비 약 6배 늘었다. 반면 2030세대의 해외주식 계좌 수는 2019년 말 32만 좌에서 지난해 말 254만 좌로 8배가량 더욱 크게 증가했다. 청년들의 투자가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주식도 가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한 투자자가 주식 시황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투자자가 주식 시황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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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실패로 회생이나 파산…정부,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 신설


그러나 청년들의 투자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당장 투자 실패로 추정하는 극단적 선택 사건도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월 경북에서 한 공장에 다니는 20대 직원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으며, 그는 평소 주식과 비트코인 등에 투자해 많은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들의 개인회생도 늘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회생·파산 현황'에 따르면 만 20~29세의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2019년 1만307건, 2020년 1만1108건, 2021년 1만1907건으로 매년 평균 800건씩 증가했다.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경우로 해석된다.


이렇다 보니 청년들의 주식 투자나 코인 실패에 대한 시선이 곱지는 않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청년특례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상자산 투자자 등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손실을 보는 경우도 구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청년 빚 탕감 논란이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정부가 마련한 제도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미디어리얼리서치가 지난달 17일~23일 성인남녀 3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채무조정 지원'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 중 '정부 지원을 빌미로 돈을 빌릴 우려가 있다'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37.4%(1425명)가 '매우 동의한다', 32.3%(1232명)이 '동의한다'를 선택했다.


20대 회사원 박모씨는 "투자는 자신의 개인 선택 아니냐"면서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상황 자체가 모순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 역시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국가에 떠 맡기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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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가 신설한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는 청년·서민층의 투자 실패 등이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이자 감면, 상환유예 등을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금융위는 "신복위 채무상담을 거쳐 법원회생이 유리하면 법원심리 간소화 등을 지원하는 '패스트 트랙' 활성화를 통해 청년·서민 등의 신속한 사회복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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