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회의 입법 취지를 무시한 초헌법적 시행령 쿠데타" 비판
대법원 "법률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문리해석'이 법률 해석의 최우선 기준"

한동훈 법무부 장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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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를 2대 중요 범죄로 대폭 축소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의 시행을 사흘 앞둔 7일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으로 불리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앞서 지난달 11일부터 29일까지 17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지난 1일 차관회의에서 의결됐다.

문재인 정부 말 더불어민주당이 '위장 탈당'과 '편법 사보임'이라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통과시킨 개정 검찰청법 제4조(검사의 직무) 1항 1호 가목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기존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개정, 검찰의 수사 권한을 대폭 축소했다. 또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 외에는 검사가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수사·기소 분리 내용도 담았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 개정안은 개정 검찰청법이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서 삭제한 공직자범죄, 선거범죄로 분류됐던 범죄 중 일부를 재분류해 법 개정 이후에도 남아있는 부패범죄 혹은 경제범죄에 포함시켰다.

그동안 공직자범죄 유형으로 분류됐던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 범죄나 선거범죄로 분류됐던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 범죄를 검수완박법 시행 이후에도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패범죄 유형으로 재분류했고,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나 폭력 조직·기업형 조폭·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무고·위증죄는 '사법질서 저해범죄'로 각각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범죄 범위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시행령 개정이 가능했던 건 야당이 법률을 개정하면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한정적(제한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고,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예시적으로 나열했기 때문이다.


만약 개정 검찰청법이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를 규정했다면, 개정 전 법률에서 규정돼 있다가 삭제된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범죄로 분류됐던 범죄를 시행령에서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범죄 범위에 포함시킬 경우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으로 평가돼 위헌 내지 위법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개정 법률 자체에서 '~등'으로 규정한 만큼 부패범죄나 경제범죄 등과 병렬적으로 나열될 수 있는 나머지 유형에 속한 범죄들도 얼마든지 시행령에서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범죄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법무부는 이번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기존에 검찰청법에 있다가 사라진 범죄유형을 시행령에 담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다른 유형으로 분류됐던 범죄들 중 개정 검찰청법에도 남아있는 2개 범죄유형에 포섭될 수 있는 것들을 재분류해 시행령에 담았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 취지에 반하는 시행령 개정이라는 비난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진한 이번 시행령 개정을 '국회의 입법 취지를 무시한 초헌법적 시행령 쿠데타'로 규정하고, 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나 해임건의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 내용이 상위 법률인 개정 검찰청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낫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률을 해석하는 방법에는 문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문리해석, 법률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는 논리해석(목적론적 해석·체계적 헤석)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법문에 따른 문리해석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우리 대법원 역시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나아가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앞서 본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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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법원은 "한편,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어떠한 법률의 규정에서 사용된 용어에 관하여 그 법률 및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중시하여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려 하더라도 당해 법률 내의 다른 규정들 및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관련성 내지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거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법 개정의 취지 등을 고려한 해석에 앞서 법률의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문리해석이 법률해석의 최우선 방법임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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